'히말라야'에 해당되는 글 63건

  1. 2014.01.14 칼라파트라 트래킹11
  2. 2014.01.14 칼라파트라 트래킹10
  3. 2014.01.14 칼라파트라 트래킹9
  4. 2014.01.14 칼라파트라 트래킹8
  5. 2014.01.14 칼라파트라 트래킹7
히말라야2014. 1. 14. 10:29

 

10일째(2010-3-22)

두클라(4,620)~페리체(4270)~팡보체(3930)~푼키텐가(3250)~강지마(3,550)

 

 


어제보다 머리는 덜 아픕니다
쌀죽을 시켜 몇숱갈 먹습니다
반쯤 먹었으니 9일만에 제일 많이 먹은겁니다

 

 

 

 

 

루클라에서 페리체는 로체콜라를 따라 내려가기 때문에 올라갈때 고원분지와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촐라체(6,335)봉과 타보체봉(6,367)의 발치를 따라 내려가는 길은 이른 아침부터 야크행렬로 이어집니다
수십마리씩 무리지어 올라오는 야크때는 도심의 출근길 러시아워를 방불케합니다
간간히 야크들의 여름 목장터를 지나 페리체에 도착하여 차한잔 합니다
칼라파트라 EBC가는 길목이라 롯지 또한 많으며 시설도 좋아보입니다
이제 이곳도 시즌이 끝나가나 봅니다
그래서 인지 유난히 건축자재를 이동중인 네팔리들이 많습니다
자기 몸무게 보다 훨씬 무거워 보이는 건축자재를 옮기는 이들에게 차마 카메라를 들이대지는 못합니다
그건 최소한의 서로에 대한 자존심이니까요

(페리체롯지)

고도를 낮추니 몸상태는 조금씩 좋아져 걷기에는 불편이 없습니다
팡보체에서 점심으로 삶은 감자와 오믈렛을 시켰습니다
감자는 정말 맛있습니다
오믈렛은 그냥 계란을 펴서 부친것인데 그럭저럭 억지로 먹습니다
많이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제몸은 음식을 마음껏 받아들일 정도는 아닙니다
가이드에게 윗팡보체가 어디냐고 묻자 여기가 팡보체라고 대답합니다
자세한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지라 그냥 넘어갑니다

하룻밤 묵었던 디보체에서 고갯마루를 오르면 쿰부지역 최대의 탱보체꼼빠가 있습니다
올라갈때도 안개에 휩싸여 있었는데 내려갈때도 안개속입니다
꼼빠를 구경하겠느냐는 가이드의 질문에 이상한 복장의 예의 없는 파키스칸 녀석 때문에 빨리 자리를 떠납니다

 

 

 

 

 

안나푸르나에 촘롱 고개길이 있듯이 이곳 쿰부지역에는 탱보체 고갯마루가 있습니다
내려가도...가도 끝이 없습니다
제가 어찌 이고개길을 올랐는지 의문이 가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길은 우리네 인생살이와도 닮았습니다
끝없는 내리막의 끝에는 푼키탠가가 있고 다시 바닥을 치고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이렇듯 사람살이도 끝없는 내리막이 있으면 언젠가 바닥을 치고 끝없이 올라갑니다
물론 대부분의 시간은 능선길을 걷게 되지만요....

푼키텐가에서 차한잔 하고 다시 내려간 만큼 올라갑니다
강지마에 오후 5시에 도착합니다
아직은 해는 저물지 않았지만 안개 때문에 길은 바로앞만 보입니다
이번 트래킹 기간중 가장 많이 걸었기에 많이 지쳤습니다
롯지에는 나홀로 손님입니다
난로 인심도 좋습니다
쌀죽으로 저녁을 먹습니다
80%정도 먹은것 같습니다
이곳부터는 전기도 티브도 있습니다
이곳 산골 아낙들의 저녁 일상은 티브연속극입니다
별다른 유흥거리가 없는 이곳의 티브 연속극은 하루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인가 봅니다
날씨는 한결 따뜻합니다

3일간의 일정을 정리하다 보니 뭔가 잘못된것 같습니다
하산길은 포르체와 포르체텡가로 가야했는데 올라갔던 길을 그대로 내려온 것입니다
가이드가 일정을 외우고 있으리라고 믿고 한번도 하산 일정에 대하여 논의하지 않았는데...
저의 잘못입니다
이번 트래킹 기간내내 가이드 역활을 훌휼히 수행하였는데....
아무래도 제가 너무 지쳐보여 좀더 쉬운길로 인도하였나 봅니다
암튼, 트래킹 기간중 옥의티가 되었습니다
항의 할수도 있지만 다시 돌아갈수없고 이일로 대자연에 대한 감동과 히말라야 정기를 가득담은 가슴속에 세속적인 감정을 담고싶지가 않습니다

이제 거의 몸의 컨디션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여기는 해발고도 3,550M의 강지마입니다

 

'히말라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칼라파트라 트래킹13  (0) 2014.01.14
칼라파트라 트래킹12  (0) 2014.01.14
칼라파트라 트래킹10  (0) 2014.01.14
칼라파트라 트래킹9  (0) 2014.01.14
칼라파트라 트래킹8  (0) 2014.01.14
Posted by 반야/임대영
히말라야2014. 1. 14. 10:26

 

9일째(2010-3-21)

고락셉(5,140m)~칼라파트라(5550m)~고락셉~두클라(4,620m
)

 

 

5시 가이드 뻐덤이 깨웁니다
몸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혈압약과 두통약을 먹고 5시 30분 길을 나섭니다
우리가 제일 먼저 출발한듯 합니다
고락셉(5,140) 5천고지  새벽...몸도 풀리기 전에 산을 오른다는 것은 정말 힘이듭니다
1/3쯤 오르니 저만치 아래서 한두사람씩 보이더니 이내 저를 추월해 갑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8일간 제대로 한끼도 먹지 못한 제가 어찌 남과 같은 속도로 오르겠습니까

(작은 탑들과 푸모리)

 

 

 

(칼라파트라 정상...뒤의 봉우리는 푸모리입니다)

칼라파트라는  검은 주름 같습니다
하나의 주름을 오르니 또다른 주름이 저만히 있고 그 주름들의 오름을 수없이 반복해야 그 끝이 보입니다
주름은 사람살이를 닮았습니다
젊어서 패기가 넘칠때는 그 주름을 넘는것은 아무것도 아닌데 나이가 먹으면서 작은 주름 하나도 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포기하고 싶다는 내면의 유혹에 시달립니다
반쯤은 제정신이 아닙니다
고소의 또다른 공포는 뇌의 활동이 정상이 아니기에 평소와 같은 사고를 할수 없다는데 있습니다
어느순간 오르던 길을 뒤돌아 보니 눕체(7,861)에 가려 제대로 보이지 않던 에베레스트의 모습이 그 웅장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에베레스트)

 

(쿰부빙하)


한국을 출발할때 무게때문에 가져갈까 말까 여러번 망설인 끝에  딱한번 에베레스트를 촬영하기 위해 가져온 렌즈를 찾으니 한번도 쓰지 않는 렌즈 무겁다고 롯지에 두고 왔답니다
뭐라고 나무랄수도 없고 거참~~!
반이상 올랐는데 다시 내려가서 가져 오겠다는 녀석을 가까스로 말립니다
명색이 사진하는 넘이 렌즈하나 챙기지 못하고 배낭마저 가이드에게 맞기고 오르고 있으니....
암튼, 다시는 촬영할수 없는 사진 한장을 가슴에만 담았지만 착한 마음과 인생의 교훈을 얻었으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았습니다

 

 

 

 

 

달팽이처럼 기다가 쉬다가를 반복하여 칼라파트라(5,550m) 정상입니다
저는 쓰러지듯 삼각형의 꼭지점과 같은 칼라파트라 정상에 주저 앉고 맙니다
빙벽으로 이루어진 푸모리봉이 바로 등뒤에 있고, 눕체, 사우스콜(7,966), 에베레스트, 쿰부체(6,639) 푸모리로 이어지는 장대한 빙벽들이 저를 중심으로 둘러져진게 정말 장관입니다
티베트와 네팔의 경계를 이루는 빙벽의 스카이라인은 끝이 없이 이어집니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EBC)도 발밑에 있습니다
얼어붙은 호수도 쿰부빙하도 보입니다
특수한 장비없이 보통 사람으로선 더이상 나아갈 길이 없습니다
저는 가만히 않은채 눈가에 이슬만 맺습니다
갖은 고생을 다해 최종 목표지점에 올랐는데도 너무 지쳐 아무런 환희심도 솟아 오르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살아온 일들이 주마등 처럼 빠르게 스쳐지나갑니다
평생을 움켜지려던 욕심도, 버릴수 없던 아집도 용서할수 없던 일들도 여기선 아무것도 아닙니다
칼라파트라는 색계입니다

 

(푸모리)

 

(눕체와 뒷편의 에베레스트)

다시 천천히 색계에서 욕계로 내려갑니다
힘들고 지친이에게 내리막길이라고 쉽겠습니까
로락셉 롯지 햇볕 좋은곳에서 차한잔 하다 말고 잠시 정신줄을 놓습니다
가이드 녀석이 "사장님"하고 깨워서 정신을 차리니
"사장님 해냈습니다"
"딩보체나 루클라에서 포길할줄 알았는데 정말 잘하셨습니다"
자슥....진즉 나는 한번도 포기한다고 생각은 않했는데....

 

 

다시 내려가야 합니다
고도가 낮아질수록 일상은 가까워집니다
지칠대로 지쳐 잠시 휴시 휴식중에도 깜빡깜빡합니다
두클라(4,620) 마지막 내리막길은 길고도 힘이듭니다
하루만에 해발 1,000m를 오르내린겁니다

두클라에는 롯지가 하나밖에 없기에 포터가 먼저 내려가 방을 잡았습니다
사람이 한번 남에게 의지하기 시작하면 끝없이 걷잡을수 없는게 사람마음인가 봅니다
저만치 방을 잡으러 달려가는 포터를 보며 배낭좀 메어주지 하는 맘이 생깁니다
제가 고락셉 마지막 오르막직전 1킬로미터를 남겨두고 포터가 제배낭을 메고 올랐던것 말 했던가요
고소로 머리 움직이기도 힘들지만 이내 고개를 저어봅니다
잠시나마 생각조차 하기 싫은 저의 마음을 지울려고 합니다

 

 

롯지가 하나 밖에 없기에 꽤 많은 트래커들이 난로주위에 몰려있습니다
저도 그 틈에 끼어듭니다
저녁은 한숫가락도 먹지 못합니다
롯지 방으로 갈려다 비틀거리는 저의 모습에 모두들 걱정스런 표정입니다
모두들 말짱한데 저만 힘들어 하는것 같습니다
내일은 고도를 많이 낮출것이니 먹는게 훨씬 수월하겠지요.

'히말라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칼라파트라 트래킹12  (0) 2014.01.14
칼라파트라 트래킹11  (0) 2014.01.14
칼라파트라 트래킹9  (0) 2014.01.14
칼라파트라 트래킹8  (0) 2014.01.14
칼라파트라 트래킹7  (0) 2014.01.14
Posted by 반야/임대영
히말라야2014. 1. 14. 10:06

 

8일째(2010-3-20)

로부체(4,910)~고락셉(5,140)

 

눕체(7861m)



잠을 깊게 잘수가 없습니다
두통이 너무 심하여 머리를 움직일수가 없습니다
자다말고 흉통까지 있어 비아그라와 브루펜을 먹고 일어섰다 않았다를 반복합니다
뭐 제가 이곳에서 딴생각이 있어 비아그라를 먹은것은 아닙니다
기절까지 할 정도로 몸상태가 않좋은데 뭘 생각하겠습니까
비아그라는 폐고혈압 치료제로 폐혈류량을 늘여주는 역활을 합니다
산소부족으로 폐에서 Blood Gas Exchange가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아 폐에 물이 찰수 있기에 폐혈류량을 늘려주기 위한 것입니다
고산지방에서 먹으면 상당히 효과를 보는 약이기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가지고 다니기도 합니다

 


(로부체 롯지)

 

 

 

 


4910m의 로부체 롯지는 너무나 춥습니다
두통때문에 조금늦게 출발합니다
오늘도 역시 아침은 먹지 못하였습니다
고소로 헛배부름은 여전하고 심한 두통에 물만 먹어도 설사를 합니다
길은 쿰부빙하를 따라 완만하게 오르막입니다
처음으로 진입하는 5천미터는 나의 심장에 대한 압박으로 다가옵니다
포터는 여전히 저만치 앞서가다 뒤돌아보고 저의 모습을 확인하고 다시 가기를 반복합니다
제대로 방한복도 없이 기다리는 그는 8일째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기를 쓰고 올라오는 제가 보기에도 딱한 모양입니다

 

 


아침에 물한잔 마신것도 참지 못하고 청정 쿰부빙하위에 또다시 실례를 합니다
2시간 30분 정도면 오를수 잇는 고락셉(5,140)을 4시간이나 걸려 올랐습니다
다시 눈이옵니다
여기서도 여전히 눕체(7861)에 가려 에베레스트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상태로 무리해서 칼라파트라에 오른다고 해도 에베레스트는 볼수 없습니다
눈과 함께 구름속에 모습을 감추었기 때문입니다

(푸모리 7,165m 와 그 앞의 검은산 칼라파트라 5,550m)

 

(눕체 7,761m)

 

(쿰부빙하)

 

(고락셉 롯지)


고락셉 롯지에서 비몽사몽 필름이 끊겼다 이어졌다를 반복합니다
희박한 공기탓에 뇌 활동도 정상은 아니지만 8일간 먹지 못한 탓도 있는듯 합니다
그래도....내일은 꿈에도 그리던 칼라파트라에 오를겁니다

 

'히말라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칼라파트라 트래킹11  (0) 2014.01.14
칼라파트라 트래킹10  (0) 2014.01.14
칼라파트라 트래킹8  (0) 2014.01.14
칼라파트라 트래킹7  (0) 2014.01.14
칼라파트라 트래킹6  (0) 2014.01.14
Posted by 반야/임대영
히말라야2014. 1. 14. 10:00

 

7일째(2010-3-19)

딩보체(4,410)~두사(4,503)~두클라(4,620)~로부체(4910)

 

 

심한 두통에 잠이 깹니다
고도에 의해 습도가 낮아 건조함이 두통을 가중 시키는것 같습니다
휴지에 물을 묻혀 코에대고 1시간쯤 있으니 좀 나아집니다

하루 쉬었으니 어제보다는 몸 컨디션이 좋습니다
미숫가루 1컵과 혈압약, 브루펜2알을 먹습니다
평소 고혈압 약을 먹고 있는지라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반백을 살다보니 고혈압, 허리디스크, 고질적인 왼쪽 발목과 무릅관절등....이젠 저와 같이 동거를 하는 처지입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허리와 발목이 잘견디어 준다는 겁니다

오늘은 로부체까지 고도 600을 높여야 합니다
고통없이 걸을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렇듯 히말라야에서는 바램도 단순해 지나 봅니다

여전히 아침은 먹기 힘이 듭니다
이틀간 딩보체에서 지불한 돈이 2,930루피입니다
산에서는 먹는만큼 걷는데 디보체에서 한국팀에게 얻어먹은 저녁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먹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아침부터 먹지 못하니 오늘 하루도 힘이 들듯합니다
김치, 돼지국밥, 된장찌게가 눈에 아른거립니다
평지에서는 이렇게 먹지 못하면 배가고파 걷기 힘이 들겁니다
여기 히말라야에서는 고소에 의한 헛배부름으로 배고픈 고통은 덜합니다

(포터는 오늘도 여유롭습니다)

 

 

 

 

딩보체 롯지를 떠나 어제 올랐던 고원평원을 최대한 천천히 오릅니다
여기는 해발고도 4,500입니다
그냥 서있기도 힘이드는 곳입니다
30분을 올라 더넓은 평원을 오르니 가슴이 확트입니다
비시즌이라 간간히 트래커들은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걸음을 옮깁니다
4,500 더넓은 평원에 휭하니 바람이 붑니다
이곳의 주인은 야크입니다
야크는 해발 3,000이하에서는 살수 없는 동물입니다
첩첩 설산에 둘러싸인 평원에서 풀을 뜯는 야크, 짐을 나르는 야크....그속을 걸어가는 트래커와 참 잘어울립니다
여기서는 한두발짝 땔때마다 심장은 쿵쾅거립니다
비스따리....비스따리.....가이드는 천천히 천천히를 외칩니다
사진 촬영 한다는 핑계로 호흡을 가다듬습니다
타보체(6,367)와 촐라체(6335)를 왼쪽에 끼고 걷는 고원길에는 그냥 한발짝 한발짝 옮기는것 외는 제가 할수 있는게 없습니다
두사(4503)에는 야크 여름목장터와 움막이 있습니다
이고원의 움막은 아니지만 저 아래 촐라체 호수 근처에 박정헌이 널버려져 있던 움막도 있을겁니다
천길아래 쿰부빙하길로 페리체(4,270)를 출발한 트래커들이 올라옵니다
하산시 저도 저 길을 따라 하산하게 될것입니다

 

 

 


고원길 끝에는 두클라(4,620)가 있습니다
롯지는 하나 밖에 없으며 몬순기간에는 잠긴다고 합니다
롯지입구에서 "나마스테" 하고 나홀로 여성트래커와 인사를 나눕니다
발음과 생김새가 저와 닮았습니다
여성분이 먼저 한국사람이냐고 묻습니다
7일만에 처음으로 한국인이냔 질문을 받았습니다
내려가시는 여성분은 이것저것 조언을 해줍니다
자신도 제일 힘든게 먹는것이며 모든길은 고추장으로 통한다고....
몇일만에 말문이 터지니 속이 후련합니다
묵음 여행이란 한낱 꿈인가봅니다
비슷하게 생겼고 한국인이고 나홀로 여행객이라는 점에 친근감을 느꼈지만 고소로 제정신이 아니었기에 통성명하는것도 잊었습니다
여기는 해발 4,620의 두클라입니다
모든 기관과 머리가 제대로 움직일리 없지요
롯지 마당에서 휴식을 취합니다
바람은 차지만 햇살만큼은 따뜻합니다
천상의 고원길을 걸으면서 점심을 뭘먹어야 목에 넘길수 있지하고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은 이곳 두클라 롯지 마당에서도 이어집니다
무슨음식이든 김치 없이는 넘어갈것 같지 않습니다
토스트에 레몬쥬스, 토마토 스프를 시킵니다
먹는게 전쟁입니다
이번 트래킹의 요소중 현지식으로 먹는것도 중요한 사항이지만 참먹기 힘이듭니다
먹는둥 마는둥 시늉만 내고 한시간 동안 롯지 마당에서 해바라기를 합니다
고도적응을 하는것 입니다

(촐라체)

 

(두클라 롯지)

다시 오르막길입니다
좀전에 만난 한국 여성분이 이곳을 비교적 쉽게 올랐다고 했습니다
해발 300정도를 한꺼번에 올려야 합니다
건축자재를 지고 올라가는 네팔사람들을 보며 부끄러움도 듭니다
고도 300을 1시간동안 삼보일배로 올라갑니다
삼보걷고 헉헉거리고......
그렇게 두클라에서 로부체가는 오르막을 올라서니 영국팀 치킨보이들이 자기 몸무게 이상의 짐을 지고 나를 추월해 가더니 이곳엣 담배를 한대씩 피우더니 서로 춤을 추며 놉니다
비록 힘든일을 하며 가진것도 많지 않지만 여유롭고 낙천적인 이들에게 배워야겠습니다

 

 

 

 

이곳에는 유난히 설산에서 젊음을 불사르며 짧은 생을 마감한 이들의 추모비가 많습니다
잠시 그들의 향해 합장하고 길을 떠납니다

 

여기서 부터 로부체(4,910)까지는 평탄한 오르막입니다
오늘도 날씨는 오후가되니 구름이 끼면서 추워집니다
다행이 눈은 내리지 않습니다
딩보체 가는길에 추위에 고생하여 하루 고소적응으로 발이 묶였으니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위해 얼른 방한복을 껴입습니다
샤워하지말라, 머리감지 말라, 찬물에 손대지 말라....이 모두가 추위와 고소가 연관된 이야기입니다
길은 끝없는 빙하길위로 이어집니다
한번의 심한 설사로 고산병중 설사는 끝이 났다 싶었는데 다시 찾아옵니다
이곳은 쿰부빙하위로 나무조차 없으니 몸을 숨길만한 공간조차 없습니다
염치불구하고 적당한 곳에서 엉덩이를 뒤밀고 돌아앉습니다
그게요....뒤돌아 않으니 영 뒤통수가 따가워 에라 모르겠다 싶어 다시 사람들 지나가는 길을 보고 앉으니 오히려 마음이 편하였습니다
암튼, 저의 불경스런 행동에 산이 노했나 봅니다
볼일을 보고 200여미터나 갔을까 갑자기 산위에서 바위가 굴러 내립니다
너무나 순간적인 일이라 아~~아~~소리조차 제대로 지를수 없습니다
풍화작용으로 산이 무너져 내린것입니다
피할틈도 없었습니다
다행히 바위돌은 저를 중심으로 앞뒤로 비껴나갑니다
제목에 걸려있는 악귀를 물리치는 제3의눈 시스톤이 저를 살렸나 봅니다
카트만두를 출발하기전 지난번 이곳 방문시 봐두었던 시스톤을 거금을 주고 구입하여 목에 걸었습니다
오래전 지각변동으로 바다가 히말라야 산맥으로 솟아오르면서 바다의 돌중 가공을 하면 사람눈모양이 3개가 나오는 돌로서 이곳 사람들은 이것이 제3의 눈으로 악귀를 물리쳐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8,000m 14좌를 달성한 사람들의 목에도 걸려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전 가까스로 돌덩이를 피할수 있었습니다
"옴마니 밤메움"

 


오후 3시 로부체(4,910)에 도착합니다
짐도 풀힘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롯지 창가에 기대어 않았다 포터와 외국트래커들이 절 주무르고 깨우는 느낌에 정신을 차립니다
잠시 제가 정신을 잃었던 모양입니다
야크똥 타는 난로가는 뜨끈 뜨끈합니다

'히말라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칼라파트라 트래킹10  (0) 2014.01.14
칼라파트라 트래킹9  (0) 2014.01.14
칼라파트라 트래킹7  (0) 2014.01.14
칼라파트라 트래킹6  (0) 2014.01.14
칼라파트라 트래킹5  (0) 2014.01.14
Posted by 반야/임대영
히말라야2014. 1. 14. 09:54

 

6일째(2010-3-18)

딩보체(4,410m)에서 고소적응

 

 


간밤에는 심한 두통으로 몇번이나 잠에서 깨었습니다
수통 두개에 더운물을 채워 침낭속에 넣고 이뇨제 다이야목스도 먹었습니다
산소부족으로 몸속의 Co2는 호흡으로 빠져나가고 수소성분만 몸속에 남게되어 몸은 산성화 되어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수도 있기에 소변으로 수소성분이 빠져나가게 이뇨제를 먹는것입니다
6시에 눈을 뜹니다
머리를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두통이 심합니다
오늘의 목적지 두클라(4,620m)까지는 완만한 고원길로 3시간이면 갈수 있는 거리입니다
그 다음날 로부체(4,910m)까지도 두클라에서 3시간 이내의 거리입니다
트래킹 준비중에 고소증세를 느끼면 이곳 딩보체에서 하루 고소적응을 하라고 충고들을 하였습니다
조금씩 높여 나가는 것도 좋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두클라에서 다시 고도를 낮추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가이드를 불러 나의 몸상태를 이야기하고 하루 여기서 고소적응을 하기로 합니다
홀로 트래킹이 이래서 좋습니다
단체 트래킹이었다면 무조건 일정을 따라 가야되겠지요
가고싶으면 가고 쉬고 싶으면 쉬고 생각이 필요하면 시간가는줄 모르고 사색에 잠길수도 있고...

 

 

아침 햇살이 너무나 따뜻합니다
딩보체에서 쉬는 사람들은 보통 추쿵(4,710)까지 고도적응 할겸 다녀오기도 합니다
저는 추쿵을 포기하고 야크때를 따라 딩보체 고원으로 올라갑니다
고도적응도 해야하고 이 좋은 촬영대상을 그냥 보고 롯지 방구석에 쳐박혀 있다는 것은 사진가의 모습이 아닙니다
고갯마루 오르막은 한두발짝 걷는데도 숨을 헐떡입니다
여기는 딩보체 4410m 고원입니다
30분 가까이 헐떡이며 오른 딩보체 고원은 아래에서는 상상도 할수 없을 만큼 넓은 고원이 펼쳐집니다
사방이 불국토인 이곳은 초르텐과 룽따가 휘날립니다
사방 설산에 둘러싸인 이곳 딩보체 사람들의 산에대한 존경심과 인간의 염원을 초르텐과 룽따를 통해 하늘로 날려보내는듯 합니다
"옴마니 밤메움"
사진가는 렌즈를 통해 또하나의 염원을 담습니다
펼럭이는 룽따 소리에 잠시 카메라를 내려 놓고 삼배합니다
"옴마니 밤메움"

 

 

 

 

 



드넓은 고원에 야크때는 풀을 뜯습니다
왼편으로 타보체(6,367)와 촐라체(6,335)가 지척에 병풍처럼 펼쳐집니다
두클라로 오르는 트래커와 포터들은 바쁜 걸음을 옮깁니다
4천고지의 대평원은 나홀로 스튜디오입니다
사진가에게 이보다 더 행복한 시간이 있을수 없습니다
사방에 설산에 둘러싸여 죽을둥 살둥 살아온 지난날이 동영상 필름으로 돌아갑니다
이곳까지 올수 있도록 도와준 아내와 직장 동료들에게 눈물겹도록 감사합니다
그리고 나의 딸 성원이 아들넘 성웅이도 보고 싶습니다
모든걸 두고 떠나왔지만 공기마져 희박한 4천 고원에서 그들을 그리워 합니다
전 지금 욕계와 색계의 중간지점에 있습니다

한동안 촐라체를 올려다 봅니다
몇번의 만남이 있던 진주 산악인 박정헌과 최강식의 사고 그리고 생환으로 우리에게 더없이 유명한 곳입니다
딩보체 오기전 평원과 두틀라 고갯마루에는 많은 추모비가 있습니다
그들은 왜 젊음 목숨을 버려가며 산을 올랐는지 저같은 범인은 알지못합니다
그냥....나도 한번쯤 올라보고 싶다는 생각밖에는....

(왼쪽이 타보체 오른쪽이 촐라체입니다)

 

 

 

하룻밤을 같이한 트래커들은 모두 각자의 길로 떠났습니다
이곳 날씨는 매일 오전에는 햇살이 따뜻합니다
롯지 앞마당에 햇살이 잘드는 곳에서 해바라기를 합니다

 


가이드 뻐덤이 묻습니다
"사장님 외국 잘사는 나라 사람들은 뭐하러 이 고생하러 히말라야에 옮니까?"
딱히 대답할 말도 없고 영어가 서툰 나와 한국어가 서툰 뻐덤간의 철학적인 대화가 불가능 하기에 알듯 말듯한 미소로 답합니다
히말라야 4~5천 고원에 손님을 모셔야 하는 뻐덤의 입장에서 보면 처음부터 이해가 되지 않겠지요
제가 히말라야에서 만나고 싶은 것은 육체적인 호사가 아니라 바로 영혼의 안식처라는 걸 설명하기를 포기합니다

 

 

 

 

 

이곳 딩보체 롯지에서 두번째 밤을 보냅니다
어제의 혼잡스러움은 모두 떠나고 오늘은 손님이 다섯분입니다
모두들 저의 카메라를 보고 이야기를 하고 싶은 모양인데 눈길조차 마주치지 않는 제 모습이 싸가지 없어 보일겁니다
전 이곳에 사색을 하러 왔습니다
피부색과 국적이 다른 친구들을 사귀는것도 좋지만 전 산소마저 희박한 길을 거으면서 참나를 찾고 있는 중입니다
물론 영어가 서툰것도 이유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약간은 답답한점도 있지만 필요 없는 말을 줄일수 있기에 좋은점이 많습니다
저의 궁색한 변명같지만 사실입니다

이틀만에 식사를 반그릇쯤 먹었습니다
하루를 쉬니 저의 몸도 고도에 적응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내일은 두클라를 거쳐 로부체(4,910)까지 가야합니다
이곳 딩보체보다 고도가 600m 가까이 높여야 합니다
다시 고소로 고생을 할수도 있겠지만 전 칼라파트라까지 가야 합니다

'히말라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칼라파트라 트래킹9  (0) 2014.01.14
칼라파트라 트래킹8  (0) 2014.01.14
칼라파트라 트래킹6  (0) 2014.01.14
칼라파트라 트래킹5  (0) 2014.01.14
칼라파트라 트래킹4  (0) 2014.01.14
Posted by 반야/임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