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2014. 1. 14. 09:36

 

세째날(2010-3-15)

남체(3,440)~에베레스트 뷰호텔(3,859)~상보체(3750)~남체

 

 

새벽3시 저의 생체시간은 고소로 비몽사몽간에도 정확합니다
창밖을 보니 눈이 소복히 내렸습니다
여전히 토할것 같고 치통인지 두통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고통속에 있습니다
다행인것은 지난번 안나푸르나에서 처럼 고소로 설사는 하지 않습니다
일어나 보려고 몇차례 시도하였지만 아침시간인 6시 50분이 지나서야 식당으로 내려갑니다
도저히 뭐가 목에 넘어가지 않아 가이드에게 오늘은 3,859m의 에베레스트 뷰호텔 까지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 여기서 하루더 고소적응을 하자고 했습니다
가이드 뻐덤도 저의 몰골을 보니 그게 좋겠다 싶은 모양입니다
집에서 가져온 미숫가루 한잔을 겨우 마십니다

(눈덮힌 남체)


천근만근 무거운 몸으로 등산화를 싣고 나서니 카메라 배낭은 포터가 메고가겠답니다
가이드와 둘이서 갖다 오겠다니 한사코 그럴수는 없다고 합니다
그의 눈에도 저의 몰골은 전체 일정을 다시 조정해야 할정도로 심각해 보였나 봅니다

 

 

 

 


천천히 고도를 올립니다
순백의 히말라야는 순간순간 고소증을 잊기에 충분합니다
"오늘은 고소에 적응하는 날이야"
처음부터 경사도가 심한 오르막길에 저의 심장은 망치질을 합니다
열걸음 걷고 쉬고 다시 열걸음 걷고 사진찍고 그렇게 오릅니다
돈많은 사람들은 쿰부히말의 최고의 전망대인 이곳에 헬기를 타고 올라와 하루 즐기다 가지요
2시간이면 오를 길을 3시간 30분이나 지나서야 올랐습니다
고개마루를 오르고 나니 코앞에 탐세르쿠(6,618), 강테가(6,783) 왼편에 최고의 미봉 아마다블람(6,814)이 지척입니다
순백의 히말라야....세계의 어머니....꿈에도 그리던 에베레스트는 구름에 가려 내일이나 보여줄 모양입니다
사진가는 이런날이 원망스럽습니다
구름속에 가려진 햇살이.....
풍광은 정말 좋습니다
그러나 사진은 빛이 없으면 죽습니다
이런한 생각도 저의 교만인줄 알면서도 한치앞을 내다 볼수 없는 인간이기에 몇번이고 읖조립니다
욕계에서 색계로 걸어들어가면서 배워야 할것중 이런 마음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3,859m 산소마저 희박한 에베레스트 뷰호텔 야외카페에서 마시는 커피는 환상적입니다
오성급호텔의 커피라서가 아니라 온통 설산에 둘러싸인 이곳에 앉아 있기만 하여도 히말라야에 압도당하는 느낌이기 때문입니다

지척에 있는 쿰중을 뒤로하고 하산을 합니다
쿰중에는 에베레스트 초등자인 힐러리가 세운 이곳 최고의 명문학교 힐러리 학교가 있습니다
남체의 돈많은집 아이들은 지척의 학교를 두고 3시간씩 산을 넘어 이곳에서 공부합니다

 

 

고소에 시달리는 몸은 하산길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어제 저녁부터 거의 먹지 못하였으니 몸에 열량이 부족하여 몸시도 바람이 찹니다
3,750m 상보체 비행장에는 이곳의 설경을 즐기기 위해 사람들이 한무리 내립니다
이곳 상보체에서 곧바로 교코고개를 넘어가면 티베트입니다
티베트 사람들과 이곳 쿰부 사람들은 매주 토요일 이곳 남체에서 서로의 필요한 물건을 지고와 장을 세웁니다
오래전 우나라라 지리산 장터목과 같은 곳입니다

 

 

 

거의 쓰러질듯 도착한 롯지 마당에서 주져 않고 맙니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방에 들어가자 말자 완전히 쓰러집니다
가이드는 걱정스런 눈빛입니다
"뭐라도 드셔야 합니다"
그러나 대답할 기운도 없습니다
앞으로 두시간 동안 깨우지 마라.....그러고도 내가 기척이 없어면 방문을 열어봐라
정말 죽을것 같습니다
2시간동안 거의 기절하였습니다
가이드 녀석의 걱정스런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나 괜찮으니 6시에 식당에 내려 갈테니 걱정마라"고 안심시킵니다
사실 전 몸을 일으킬수가 없었습니다

내일은 걸어야 합니다
저녁을 시켜놓고 기도만 합니다
몸에 열량이 없어니 극심한 추위는 뼈속까지 파고 듭니다
따또빠니(따뜻한 물)를 수통에 채워 넣어 침낭속에 넣고 두시간 동안 부들 부들 떨고나니 신기하게도 메스껍고 머리아프고...치통까지 나아졌습니다
서서히 몸도 더워졌고요
아마도 내일은 잘 걸을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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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반야/임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