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2014. 1. 14. 10:42

 

12일째 마지막날(2010-3-24)

팍팅(2,610)~루클라(2,840)

 

 

이른 아침 저의 모든 기관은 정상적으로 돌아온듯 합니다
이뇨제를 먹어도 화장실에 가지 못하였고 몇일씩 아침에 화장실에 간적도 없었는데 오늘 아침에는 모든게 제대로 돌아갑니다

가이드와 포터를 불러 가이드에게는 똑딱이 디카를 주었습니다
입이 찢어져 귀에 걸립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쉽지 않는 선물인데 크게 인심을 쓴것입니다
트래킹기간 내내 만지작거리던게 한국에서도 마음에 걸릴듯해서입니다
아마도 아내와 딸아이에게 혼날듯합니다
포터에게는 아이들 먹거리와 옷가지 3개를 주었습니다
이것도 집에가면 혼날것입니다
돈이 문제가 아닙니다
저와 짧은 2주간의 인연이었지만 이들이 없었다면 칼라파트라 행은 불가능했을겁니다
이정도의 선물은 한국에서도 특별한 인연이어야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들이 알아주기 바라지 않습니다
그냥 그렇게 하는게 제 마음이 편할것 같아서입니다

어제 저녁에 먹다 남은 닭죽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제발 비행기가 뜰수 있기를 빌면서 루클라로 향합니다

어제저녁 럭시(네팔전통주로 우리의 정종과 같습니다)로 과음을한 포터는 시작부터 힘이드는가 봅니다
기운이 하나도 없이 축쳐진게 안스럽지만 마지막까지 자신의 임무를 다하도록 모른체합니다

 


 

 

 

 

 

팍팅보다 200m나 높은 루클라는 느낄듯 말듯 오르막길의 연속입니다
12일째 힘든 산길을 걸어온 이들에게 조그만 언덕 마져도 쉽지는 않습니다
트래킹 첫날 점심을 먹은 타르코시 롯지에서 차한잔 하는 여유를 부립니다
이집은 한국트래킹 사업을 하는 사람이 주인입니다
어슬픈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장승도 집앞에 있습니다

간간히 외국인 트래커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는 카트만두에서 비행기가 들어오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지나가는 트래커들에게 물어보니 그저께 두대, 어제는 한대도 뜨지 않았고, 오늘은 3대쯤 들어왔다고 합니다
오늘 오후에 카트만두에 나가느냐가 문제가 아니고 내일 나가지 못하면 모래 대한한공을 타지 못할것이고 그렇게 되면 다음주 월요일이나 한국에 갈수 있기에 여러가지로 문제가 생깁니다
걱정입니다
루클라에 가까울수록 트래커의 숫자는 줄어드는게 불안감은 가중됩니다
내일은 무슨일이 있어도 카트만두로 나가야 하는데.....
고소에서 해방되니 또다른 세속적인 일에 신경이 쓰입니다
에라~~모르겠다.....내가 걱정한다고 해결될일이 아닌데.....그냥 하늘에 맏기기로 합니다

 

 


포터도 가이드도 저도 지쳤습니다
평소 왼쪽무릅이 좋지 않아 무릅보호대까지 가져왔지만 다행히 트래킹 2주간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뜨끔거립니다
그나마 다행입니다...루클라 공항이 저만치 보이니까요

 

 

루클라는 쿰부트래킹 출발점으로 많은 상점과 포터 가이드의 일터입니다
몇일간 기상악화로 비행기가 들지 못한 거리에는 젊은이들로 넘칩니다
공항근처에는 하염없이 비행기가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빕니다
이렇듯 히말라야 날씨는 바쁜 현대인의 발목을 잡고 이곳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오늘 비행기를 타는것은 포기하고 공항이 내려다 보이는 히랄라야롯지에서 짐을 풀고 라면으로 점심을 먹습니다
이곳 라면은 한국과 거의 흡사합니다
포터는 숙취와 피곤에 지쳐 숙소로가고 가이드는 디카메뉴얼을 가르쳐 주었더니 동네로 향합니다
사진을 찍어러 간것인지 친구들과 만나 당구라도 칠것인지.....혼자 루클라 공항이 내려다 보이는 마당에서 사진과 일정의 마무리를 합니다
가끔 헬리곱터가 사람들을 실어나릅니다
저도 내일 저들과 같은 모습일까요...사실 헬기가 경비행기보나는 더 재밋을 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곳 히말라야 롯비의 주인남자의 비지니스는 대단히 세련되어 보입니다
일대일로 손님들 한팀 한팀과 대화를 나누며 정보를 교환합니다
트래팅 구간 내내 롯지마다 한국사람들의 흔적은 유명합니다
온갖 포스터, 산악회 표지기 스티커등 남들이 보기에 민망합니다
왜 이렇게 흔적을 남기고 싶은건지 모르겠습니다

어제 먹은 럭시로 하루종일 그렇게 고생한 포터는 또 한잔 하고 싶은가 봅니다
이곳 롯지에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사람들 모두 한잔 하는 분위기입니다
다시 잇몸이 좋지 않아 한잔할 상황이 아니라 그냥 방으로 갑니다

아~~!
내일 비행기가 들어와야 하는데....
이젠 카트만두행 비행기만 타면 2주간의 칼라파트라 트래킹은 끝이 납니다


 

<에필로그>
저는 지금 돼지국밥이 먹고 싶습니다
항상 저의 안전을 책임지는 자동차도 저의 영혼의 안식을 가져다 주는 오디오와 음반도 서재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책들도 업무에 지쳐 징그럽던 사무실도 그립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족이 그립습니다
겨우 2주일 지났을 뿐인데....
사람의 존재란 알고보면 이리도 가볍습니다
평생을 같이하면서 그 존재 가치의 소중함을 잊고 살아온 것입니다
"나마스테"
제안의 신이 당신의 신에게 안부를 전합니다
히말라야에서 모든 소통의 통로로 이보다 더 아름다운 말은 없습니다
두손모아 합장하여 대자연의 경외심을 가슴속 저 아래서 서서히 채웁니다
이제 저는  또다시 반백을 살아온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가만히 두눈을 감고 제자신에게 묻습니다
두주일간 히말라야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겼나고?
제가 본것은 속도를 다투지 않는 수많은 길과 가슴속 가득한 불심을 잃지 않은 사람들과 문명의 이기심도 이기지 못한 투명한 햇살과 바램 그리고 만년빙하를 이고도 허공을 이기지 못하는 설산을 보았습니다
전 감히 가슴속 아래서 부터 새로은 행복을 채웁니다
이미 행복해지기 위해서 제가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소중함을 고이 간직할것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행복을 그위에 다시 채워 나갈 것입니다
이제 저는 압니다
행복의 길이 어디에 있는지 어렴풋이나마....
"나마스테"
안녕 히말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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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반야/임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