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째(2010-3-23)
강지마(3,550)~남체(3,440)~조르살레(2,740)~몬조(2,835)~팍팅(2,610)
(향냄새가 아침 히말라야에 퍼져 나갑니다)
히말라야에 들어와 처음으로 고통없는 아침입니다
티베트 셀파족 롯지 주인 아주머니는 온집안 구석구석 만트라를 외우며 향을 피워 마당에 놓아둡니다
달라이라마와 그들 모두에게 행운과 평화가 가득하시길 합장합니다
(아침 장사준비에 바쁩니다)
이곳에서는 전화가 가능하며 문자메세지도 가능합니다
이곳 사람들 모두 세계화 추세에 맞쳐 거의 모든사람이 모바일폰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바일폰 강국인 한국같은 나라에서 이곳까지 폰을 팔아먹습니다
이곳 산골에 살다보면 전화는 필수겠지요
그러나 이사람의 수입의 1/3이 전화기로 인하여 지출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맨뒤 작은 봉우리가 에베레스트입니다)
(Donation Box에 작은 정성을 보탭니다)
강지마를 출발합니다
아마다블람은 저의 등뒤에 있으며, 탐세르쿠를 옆에끼고 고도를 낮춥니다
9시쯤 한소년을 만납니다
학교에서 공부할 나이인데 무거운짐을 옮기는 일을 합니다
남체에서 탱보체까지 자신의 체중보다 더 많은 짐을 옮깁니다
짐무게가 돈이기에 어린아이는 목숨을 걸고 일을 합니다
여기서 한달간 돈을 벌어 학교로 돌아갈 것이랍니다
(학교가는 아이들)
쿰부지역 최대마을 남체의 골목풍경은 우리네 60~70년대를 닮아 낮설지 않습니다
학교가는 아이들에게 볼펜한자루씩 쥐어줍니다
책가방은 물론 책하나 공책하나 없이 학교에 갑니다
이곳의 공교육은 양질의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어쩌면 학교 갈수 있다는것 만으로도 다행입니다
하산길 내내 락빠와의 만남을 기대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어린아이는 엄마와 함깨 감자밭에 갑니다
이곳 남체에는 봄이 시작되었습니다
남체입구에서 홍차 한잔을 가이드 포터와 함께 나눠먹습니다
구름위의 동네 남체에서 차한잔은 마치 신선이 된듯한 착각마저 일으킵니다
학교가는 아이를 불러 필통속에 볼펜한자루를 넣어줍니다
아이의 미소에 저도 행복해 집니다
이렇듯 저의 몸도 좋아지고 있나봅니다
남체에서 하산길에 서양 젊은 사진가가 1DS MARK3을 들고 열심히 촬영하는 모습에
사진가의 본능에 불이 붙습니다
트래킹 기간중 너무 힘들었기에 사진가의 본능을 상실했습니다
산을 오를때 힘들어 자세히 보지 못한 풍경들이 살갑게 들어옵니다
사람들은 좋은 환경에서 좋은 재목으로 자라는데
이곳 삼나무는 70~80도의 경사진 척박한 환경에서도 곧은 재목으로 자랐습니다
이 삼나무의 지혜를 가이드 뻐덤에게 꼭 이야기 해주고 싶어서 30분간 열심히 설명하였는데도 50%밖에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입니다
11일 만에 처음으로 배고픔을 느낍니다
고도가 낮아지니 제몸도 정상컨디션으로 돌아왔나 봅니다
장시간 씩씩하기만 했던 포터도 이젠 걸음이 느려집니다
항상 저보다 잘걸었는데 이젠 자꾸 뒤쳐집니다
그만큼 저의 걸음이 빨라진것입니다
7년간 신은 등산화도 밑창이 벌어졌습니다
A/S를 해야 할것 같습니다
배고픔을 느끼면서 도착한 조르살레 롯지에는 문이 닫혔습니다
20분쯤 더내려가 몬조에서 점심을 먹어야겠습니다
몬조에서 에베레스트 국립공원 하산신고를 해야 합니다
이젠 저는 색계에서 욕계로 내려온것입니다
몬조에서 네팔라면을 시킵니다
정말 꿀맛입니다
11일만에 처음으로 음식그릇을 비웁니다
이렇게 먹을수 있다는게 행복입니다
라면 한그릇에 이렇게 행복해 질수 있다는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남체에서 시작된 봄은 생강꽃, 벗꽃, 푸른 보리밭 그리고 라이리구라스는 이곳 팍팅에서는 완연합니다
이렇듯 2주만에 봄의 향연은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얼마 있으면 봄의 물결은 남체를 넘고 히말라야 스카이라인을 넘어 티베트 고원으로 전해질 것입니다
현재의 모습을 아내에게 사진으로 전송할려니 않됩니다
문자는 가능한데...
산에서 11일을 살다보니 얼굴과 옷차림 손등 모두 현지인과 똑 같습니다
첫날밤을 보낸 팍팅입니다
상글리라 롯지에는 동네 아주머니들이 스님의 설법을 듣고 있습니다
알아듯지는 못하지만 한참을 한쪽구석에서 듣습니다
티베트의 독립과 이들의 평화를 기원해 봅니다
핫샤워~~!
이렇게 오래동안 씻지 않고 지낸적은 없습니다
온몸에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샤워를 한다는것 만으로도 미소가 입가에 번집니다
전 이렇게 단순한 인간인가 봅니다
히말라야 산속 색계에서 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제 자신이 사이비불교도가 아니라도 색계에서 저로인해 살생이 벌어지는것은 용납할수 없는 일입니다
이 단순한 인간은 색계에서 욕계로 나오자 말자 심한 고소증세로 맛있는 음식과 술한잔 얻어먹지 못한 포터와 가이드에게 먹인다는 핑계로 닭백숙과 럭시를 시킵니다
2시간쯤 걸려 나온 백숙에 모두는 행복해집니다
포터는 술꾼입니다
술꾼이 11일 동안 술한잔 먹지 않는 사람과 같이 다니면서 술고팠을걸 생각하니 미안합니다
내일이면 루클라에갑니다
오늘은 비행기가 기상 관계로 한대도 뜨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의 발이 묶였을 겁니다
기상이 좋아져 카트만두에 갈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히말라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스톤 (0) | 2014.01.15 |
---|---|
칼라파트라 트래킹13 (0) | 2014.01.14 |
칼라파트라 트래킹11 (0) | 2014.01.14 |
칼라파트라 트래킹10 (0) | 2014.01.14 |
칼라파트라 트래킹9 (0) | 2014.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