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째(2010-3-18)
딩보체(4,410m)에서 고소적응
간밤에는 심한 두통으로 몇번이나 잠에서 깨었습니다
수통 두개에 더운물을 채워 침낭속에 넣고 이뇨제 다이야목스도 먹었습니다
산소부족으로 몸속의 Co2는 호흡으로 빠져나가고 수소성분만 몸속에 남게되어 몸은 산성화 되어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수도 있기에 소변으로 수소성분이 빠져나가게 이뇨제를 먹는것입니다
6시에 눈을 뜹니다
머리를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두통이 심합니다
오늘의 목적지 두클라(4,620m)까지는 완만한 고원길로 3시간이면 갈수 있는 거리입니다
그 다음날 로부체(4,910m)까지도 두클라에서 3시간 이내의 거리입니다
트래킹 준비중에 고소증세를 느끼면 이곳 딩보체에서 하루 고소적응을 하라고 충고들을 하였습니다
조금씩 높여 나가는 것도 좋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두클라에서 다시 고도를 낮추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가이드를 불러 나의 몸상태를 이야기하고 하루 여기서 고소적응을 하기로 합니다
홀로 트래킹이 이래서 좋습니다
단체 트래킹이었다면 무조건 일정을 따라 가야되겠지요
가고싶으면 가고 쉬고 싶으면 쉬고 생각이 필요하면 시간가는줄 모르고 사색에 잠길수도 있고...
아침 햇살이 너무나 따뜻합니다
딩보체에서 쉬는 사람들은 보통 추쿵(4,710)까지 고도적응 할겸 다녀오기도 합니다
저는 추쿵을 포기하고 야크때를 따라 딩보체 고원으로 올라갑니다
고도적응도 해야하고 이 좋은 촬영대상을 그냥 보고 롯지 방구석에 쳐박혀 있다는 것은 사진가의 모습이 아닙니다
고갯마루 오르막은 한두발짝 걷는데도 숨을 헐떡입니다
여기는 딩보체 4410m 고원입니다
30분 가까이 헐떡이며 오른 딩보체 고원은 아래에서는 상상도 할수 없을 만큼 넓은 고원이 펼쳐집니다
사방이 불국토인 이곳은 초르텐과 룽따가 휘날립니다
사방 설산에 둘러싸인 이곳 딩보체 사람들의 산에대한 존경심과 인간의 염원을 초르텐과 룽따를 통해 하늘로 날려보내는듯 합니다
"옴마니 밤메움"
사진가는 렌즈를 통해 또하나의 염원을 담습니다
펼럭이는 룽따 소리에 잠시 카메라를 내려 놓고 삼배합니다
"옴마니 밤메움"
드넓은 고원에 야크때는 풀을 뜯습니다
왼편으로 타보체(6,367)와 촐라체(6,335)가 지척에 병풍처럼 펼쳐집니다
두클라로 오르는 트래커와 포터들은 바쁜 걸음을 옮깁니다
4천고지의 대평원은 나홀로 스튜디오입니다
사진가에게 이보다 더 행복한 시간이 있을수 없습니다
사방에 설산에 둘러싸여 죽을둥 살둥 살아온 지난날이 동영상 필름으로 돌아갑니다
이곳까지 올수 있도록 도와준 아내와 직장 동료들에게 눈물겹도록 감사합니다
그리고 나의 딸 성원이 아들넘 성웅이도 보고 싶습니다
모든걸 두고 떠나왔지만 공기마져 희박한 4천 고원에서 그들을 그리워 합니다
전 지금 욕계와 색계의 중간지점에 있습니다
한동안 촐라체를 올려다 봅니다
몇번의 만남이 있던 진주 산악인 박정헌과 최강식의 사고 그리고 생환으로 우리에게 더없이 유명한 곳입니다
딩보체 오기전 평원과 두틀라 고갯마루에는 많은 추모비가 있습니다
그들은 왜 젊음 목숨을 버려가며 산을 올랐는지 저같은 범인은 알지못합니다
그냥....나도 한번쯤 올라보고 싶다는 생각밖에는....
(왼쪽이 타보체 오른쪽이 촐라체입니다)
하룻밤을 같이한 트래커들은 모두 각자의 길로 떠났습니다
이곳 날씨는 매일 오전에는 햇살이 따뜻합니다
롯지 앞마당에 햇살이 잘드는 곳에서 해바라기를 합니다
가이드 뻐덤이 묻습니다
"사장님 외국 잘사는 나라 사람들은 뭐하러 이 고생하러 히말라야에 옮니까?"
딱히 대답할 말도 없고 영어가 서툰 나와 한국어가 서툰 뻐덤간의 철학적인 대화가 불가능 하기에 알듯 말듯한 미소로 답합니다
히말라야 4~5천 고원에 손님을 모셔야 하는 뻐덤의 입장에서 보면 처음부터 이해가 되지 않겠지요
제가 히말라야에서 만나고 싶은 것은 육체적인 호사가 아니라 바로 영혼의 안식처라는 걸 설명하기를 포기합니다
이곳 딩보체 롯지에서 두번째 밤을 보냅니다
어제의 혼잡스러움은 모두 떠나고 오늘은 손님이 다섯분입니다
모두들 저의 카메라를 보고 이야기를 하고 싶은 모양인데 눈길조차 마주치지 않는 제 모습이 싸가지 없어 보일겁니다
전 이곳에 사색을 하러 왔습니다
피부색과 국적이 다른 친구들을 사귀는것도 좋지만 전 산소마저 희박한 길을 거으면서 참나를 찾고 있는 중입니다
물론 영어가 서툰것도 이유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약간은 답답한점도 있지만 필요 없는 말을 줄일수 있기에 좋은점이 많습니다
저의 궁색한 변명같지만 사실입니다
이틀만에 식사를 반그릇쯤 먹었습니다
하루를 쉬니 저의 몸도 고도에 적응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내일은 두클라를 거쳐 로부체(4,910)까지 가야합니다
이곳 딩보체보다 고도가 600m 가까이 높여야 합니다
다시 고소로 고생을 할수도 있겠지만 전 칼라파트라까지 가야 합니다
'히말라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칼라파트라 트래킹9 (0) | 2014.01.14 |
---|---|
칼라파트라 트래킹8 (0) | 2014.01.14 |
칼라파트라 트래킹6 (0) | 2014.01.14 |
칼라파트라 트래킹5 (0) | 2014.01.14 |
칼라파트라 트래킹4 (0) | 2014.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