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째(2010-3-19)
딩보체(4,410)~두사(4,503)~두클라(4,620)~로부체(4910)
심한 두통에 잠이 깹니다
고도에 의해 습도가 낮아 건조함이 두통을 가중 시키는것 같습니다
휴지에 물을 묻혀 코에대고 1시간쯤 있으니 좀 나아집니다
하루 쉬었으니 어제보다는 몸 컨디션이 좋습니다
미숫가루 1컵과 혈압약, 브루펜2알을 먹습니다
평소 고혈압 약을 먹고 있는지라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반백을 살다보니 고혈압, 허리디스크, 고질적인 왼쪽 발목과 무릅관절등....이젠 저와 같이 동거를 하는 처지입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허리와 발목이 잘견디어 준다는 겁니다
오늘은 로부체까지 고도 600을 높여야 합니다
고통없이 걸을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렇듯 히말라야에서는 바램도 단순해 지나 봅니다
여전히 아침은 먹기 힘이 듭니다
이틀간 딩보체에서 지불한 돈이 2,930루피입니다
산에서는 먹는만큼 걷는데 디보체에서 한국팀에게 얻어먹은 저녁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먹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아침부터 먹지 못하니 오늘 하루도 힘이 들듯합니다
김치, 돼지국밥, 된장찌게가 눈에 아른거립니다
평지에서는 이렇게 먹지 못하면 배가고파 걷기 힘이 들겁니다
여기 히말라야에서는 고소에 의한 헛배부름으로 배고픈 고통은 덜합니다
(포터는 오늘도 여유롭습니다)
딩보체 롯지를 떠나 어제 올랐던 고원평원을 최대한 천천히 오릅니다
여기는 해발고도 4,500입니다
그냥 서있기도 힘이드는 곳입니다
30분을 올라 더넓은 평원을 오르니 가슴이 확트입니다
비시즌이라 간간히 트래커들은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걸음을 옮깁니다
4,500 더넓은 평원에 휭하니 바람이 붑니다
이곳의 주인은 야크입니다
야크는 해발 3,000이하에서는 살수 없는 동물입니다
첩첩 설산에 둘러싸인 평원에서 풀을 뜯는 야크, 짐을 나르는 야크....그속을 걸어가는 트래커와 참 잘어울립니다
여기서는 한두발짝 땔때마다 심장은 쿵쾅거립니다
비스따리....비스따리.....가이드는 천천히 천천히를 외칩니다
사진 촬영 한다는 핑계로 호흡을 가다듬습니다
타보체(6,367)와 촐라체(6335)를 왼쪽에 끼고 걷는 고원길에는 그냥 한발짝 한발짝 옮기는것 외는 제가 할수 있는게 없습니다
두사(4503)에는 야크 여름목장터와 움막이 있습니다
이고원의 움막은 아니지만 저 아래 촐라체 호수 근처에 박정헌이 널버려져 있던 움막도 있을겁니다
천길아래 쿰부빙하길로 페리체(4,270)를 출발한 트래커들이 올라옵니다
하산시 저도 저 길을 따라 하산하게 될것입니다
고원길 끝에는 두클라(4,620)가 있습니다
롯지는 하나 밖에 없으며 몬순기간에는 잠긴다고 합니다
롯지입구에서 "나마스테" 하고 나홀로 여성트래커와 인사를 나눕니다
발음과 생김새가 저와 닮았습니다
여성분이 먼저 한국사람이냐고 묻습니다
7일만에 처음으로 한국인이냔 질문을 받았습니다
내려가시는 여성분은 이것저것 조언을 해줍니다
자신도 제일 힘든게 먹는것이며 모든길은 고추장으로 통한다고....
몇일만에 말문이 터지니 속이 후련합니다
묵음 여행이란 한낱 꿈인가봅니다
비슷하게 생겼고 한국인이고 나홀로 여행객이라는 점에 친근감을 느꼈지만 고소로 제정신이 아니었기에 통성명하는것도 잊었습니다
여기는 해발 4,620의 두클라입니다
모든 기관과 머리가 제대로 움직일리 없지요
롯지 마당에서 휴식을 취합니다
바람은 차지만 햇살만큼은 따뜻합니다
천상의 고원길을 걸으면서 점심을 뭘먹어야 목에 넘길수 있지하고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은 이곳 두클라 롯지 마당에서도 이어집니다
무슨음식이든 김치 없이는 넘어갈것 같지 않습니다
토스트에 레몬쥬스, 토마토 스프를 시킵니다
먹는게 전쟁입니다
이번 트래킹의 요소중 현지식으로 먹는것도 중요한 사항이지만 참먹기 힘이듭니다
먹는둥 마는둥 시늉만 내고 한시간 동안 롯지 마당에서 해바라기를 합니다
고도적응을 하는것 입니다
(촐라체)
(두클라 롯지)
좀전에 만난 한국 여성분이 이곳을 비교적 쉽게 올랐다고 했습니다
해발 300정도를 한꺼번에 올려야 합니다
건축자재를 지고 올라가는 네팔사람들을 보며 부끄러움도 듭니다
고도 300을 1시간동안 삼보일배로 올라갑니다
삼보걷고 헉헉거리고......
그렇게 두클라에서 로부체가는 오르막을 올라서니 영국팀 치킨보이들이 자기 몸무게 이상의 짐을 지고 나를 추월해 가더니 이곳엣 담배를 한대씩 피우더니 서로 춤을 추며 놉니다
비록 힘든일을 하며 가진것도 많지 않지만 여유롭고 낙천적인 이들에게 배워야겠습니다
이곳에는 유난히 설산에서 젊음을 불사르며 짧은 생을 마감한 이들의 추모비가 많습니다
잠시 그들의 향해 합장하고 길을 떠납니다
여기서 부터 로부체(4,910)까지는 평탄한 오르막입니다
오늘도 날씨는 오후가되니 구름이 끼면서 추워집니다
다행이 눈은 내리지 않습니다
딩보체 가는길에 추위에 고생하여 하루 고소적응으로 발이 묶였으니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위해 얼른 방한복을 껴입습니다
샤워하지말라, 머리감지 말라, 찬물에 손대지 말라....이 모두가 추위와 고소가 연관된 이야기입니다
길은 끝없는 빙하길위로 이어집니다
한번의 심한 설사로 고산병중 설사는 끝이 났다 싶었는데 다시 찾아옵니다
이곳은 쿰부빙하위로 나무조차 없으니 몸을 숨길만한 공간조차 없습니다
염치불구하고 적당한 곳에서 엉덩이를 뒤밀고 돌아앉습니다
그게요....뒤돌아 않으니 영 뒤통수가 따가워 에라 모르겠다 싶어 다시 사람들 지나가는 길을 보고 앉으니 오히려 마음이 편하였습니다
암튼, 저의 불경스런 행동에 산이 노했나 봅니다
볼일을 보고 200여미터나 갔을까 갑자기 산위에서 바위가 굴러 내립니다
너무나 순간적인 일이라 아~~아~~소리조차 제대로 지를수 없습니다
풍화작용으로 산이 무너져 내린것입니다
피할틈도 없었습니다
다행히 바위돌은 저를 중심으로 앞뒤로 비껴나갑니다
제목에 걸려있는 악귀를 물리치는 제3의눈 시스톤이 저를 살렸나 봅니다
카트만두를 출발하기전 지난번 이곳 방문시 봐두었던 시스톤을 거금을 주고 구입하여 목에 걸었습니다
오래전 지각변동으로 바다가 히말라야 산맥으로 솟아오르면서 바다의 돌중 가공을 하면 사람눈모양이 3개가 나오는 돌로서 이곳 사람들은 이것이 제3의 눈으로 악귀를 물리쳐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8,000m 14좌를 달성한 사람들의 목에도 걸려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전 가까스로 돌덩이를 피할수 있었습니다
"옴마니 밤메움"
오후 3시 로부체(4,910)에 도착합니다
짐도 풀힘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롯지 창가에 기대어 않았다 포터와 외국트래커들이 절 주무르고 깨우는 느낌에 정신을 차립니다
잠시 제가 정신을 잃었던 모양입니다
야크똥 타는 난로가는 뜨끈 뜨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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