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2014. 1. 15. 18:22

 

 2010. 12. 13  굽라촉 ~ 고르따벨리

밤새 두통과 복통에 시달린 아이는 아침이 되어도 일어나지 못합니다
이제 정말 하산이라는 결정을 해야 하는가 봅니다
몸의 컨디션은 엉망이었지만 어제까지는 투지를 불태우던 아이도 오늘 아침에는 의지가 많이 약해져 보입니다
아침은 고사하고 물한모금 넘기지 못하는 아이는 도저히 자기힘으로 걷지 못할듯 합니다
같이한 가이드와 포터는 자기들이 업고가겠다고 하니 아이는 쪽팔린다고 하는걸 보니,
아직은 한계점에 도달하지는 않는듯 합니다

2700m에서 하산을 하는게 과연 옳은 일인가......
아비의 판단으로는 아직은 한계지점은 아닌듯 싶은데....
이러다 정말 아이에게 도리킬수 없는 일이 생기는건 아닌지.....
아이는 최선을 다하였지만 너무 쉽게 포기하면 아이의 가슴에 두고두고 후회를 남기는게 아닌지....
이 또한 아비의 욕심이란걸 잘 알지만 결정이 쉽지 않습니다
이럴때는 아이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들어 주어야 하기에 여러번 아이와 의논한 결과  해발 3000m 고르따벨리 까지만 가보고 결정하기로 합니다

 

 

 

 

 

 

 

 

 

 

 

거리상 1시간 30분 정도 거리여서 짐은 모두 두고 올라갔다가 상태가 좋지 못하면 다시 내려오기로 하고 아이의 투혼은 시작되었지만 몇발자욱 가지 못하고 토하면서 비틀거입니다
결국 포터 두명이 번갈이 업고 고르따벨리에 도착합니다
여기는 아이가 정한 해발 3000m 입니다

 

 

 

 

뒤로 보이는 랑탕리옹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을 할때
약간 기운을 차린 아이는 100m 전방의 롯지까지 걷고자 합니다
이틀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수십번 토한 아이는 이마저도 무리인듯
몇발자욱 걷지 못하도 업드려 헛구역질을 합니다
결국 남은 거리는 아비인 제가 업고 걷습니다
마냥 아이인줄만 알았던 이넘이 숨넘어가는 소리로
"아빠 무겁지 않으세요"
거참~~!
"이넘아 왜 안무겁겠니.....그래도 아빠는 해발 3000m....아들이 태어나서 최고점을 오르는 순간 같이할수 있어 너무나 행복하다" 

 

 

 

이곳 고르따벨리는 지금까지 원시림과 빙하가 흘러 내리는 계곡길을 벗어나 본격적으로 고원길로 접어드는 탁트인 전망과 야생 히말라야 원숭이들이 가까이서 노니는 평화로운 곳입니다
두가구의 롯지에는 몇몇의 서양 트래커들이 아이를 보며 걱정스런 눈길을 보냅니다
아이가 저지경인데 빨리 하산을 하지 않고 한가로이 사진이나 찍고 있는 저를 두고 뭔가 자기네들끼리 쑤근거리곤 합니다
문화의 차이.....특히 참견하기로 유명한 독일 트래커는 아의의 상태를 살펴보기까지 합니다

이 적막한 산골에서 절실히 필요할듯 싶어 한국에서 준비해온 구충제, 해열제, 루시딘 연고를 롯지에 선물합니다
이곳 티베티안들은 우리와는 달리 많이 무뚜뚝합니다
고맙다는 말을 듣기위해 드리는 것은 아니지만 주는 사람이 무안한 정도로
"땡큐" 한마디 하고 아무런 표정도 없습니다
이것도 문화의 차이라는걸 우리가 이해해야 합니다

윈시림 계곡을 3일동안 헤쳐나와 시원하게 펼쳐진 설산을 바라보니 아이와 전 다시 욕심을 냅니다
여기서 하루밤만 자고 가자고.....

두통과 어지럼증세에 시달리는걸 보니 고소증세가 틀림없어 보입니다
고소 증세에 벗어날수 있는길은 고도를 낮추는것 뿐입니다
몇시간동안 잠만자고난 아이는 여기서 하루더 견디어 보겠다는 의욕을 보입니다
롯지에 머물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수근거립니다
저리다 일 생기면 어쩔려고.....
전사로 살아왔으며....자식마저 전사로 키운 아비는 모른척 합니다
그저 아이를 보며 눈물을 흘릴뿐.......
아이는 이순간을 오래도록 기억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순간이 아이의 삶에 보석같은 빛이 되기를 빌어봅니다

Posted by 반야/임대영
히말라야2014. 1. 15. 18:19

 

2010. 12. 12  라마호텔 ~ 굽라촉

새벽4시 아이는 복통을 호소합니다
겁많은 아이는 낮선곳 전기마져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혼자 화장실에 가지 못하고 참다 참다가 저를 깨운것입니다
화장실에 다녀온 아이는 헛배부름과 설사증세에 시달리는것 보니 약하게 고소증세가 있는듯 보입니다
고도 2700m....벌써 고소가 오면....오늘 하루 일정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6시 30분
아이는 아침을 아무것도 먹지 못합니다
한국에서 준비해온 약간의 선식을 먹였습니다
계속해서 구토증세와 어지름증 헛배부름을 호소하며 걷기가 힘든다고 합니다
컨디션이 많이 않좋지만 오늘 가야할 길을 확인하며 출발의지를 불태웁니다

 

 

 

 

출발 10m.....아이는 주져 않습니다
그리고
10보 1배.......10m 전진....휴식.....
오르막길에서는 토하기를 반복합니다

많이 힘들면 라마호텔로 되돌아 가서 하루 쉬어도 된다고 해도 그럴수 없다고 고집입니다
죽을둥 살둥 악을 쓰고 있는 아이를 바라보며 저자신을 뒤돌아 봅니다
대한민국인으로 태어나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야 할 아이의 운명,
 이를 갈면서 걸어가야 할 벼랑길을 한눈에 바라보는 기분입니다
패배하면 죽는다 라고 말해온 것이 저였고,
아비가 갔던 길을 답습하면 안된다 라고 채찍질해온 것도 저였습니다
아이가 오로지 전사가 되기를 바랬던것도 저였습니다
전사로 교육받은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아비인 제가 1시간 거리에 있는 굽라촉까지 올라가야 할 것인지 라마호텔로 내려가야 할 것인지 선택을 할 순간입니다
몇번이고 아이의 의견을 물어 보아도 앞으로 가자고 합니다

 

 

 

 

거듭되는 구토에도 아비란 사람은 등을 두들겨 주는것 외는 아무것도 할 수없습니다

 

 

 

 

 

 

 

 

 

 

 

결국 랑탕까지 가는걸 포기하고 라마호텔에서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굽라촉에서 휴식을 결정합니다
두어시간 쉬면서 아이의 상태를 살펴보기로합니다
따뜻한 햇빛아래서 아이는 계속 잠만잡니다
무정한 아비는 아이는 아무것도 먹지도 못하는데 혼자서 밥이 목에 넘어가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 또한 조금씩 고소증세가 오기에 체력적인 비축을 해야 올바른 판단과 이번 트래킹을 잘 이끌고 갈수 있기에 억지로 점심을 먹습니다

 

 

 


오후 1시가 되어도 아이의 상태는 호전되지 않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오늘 가야할 길 1/3밖에 가지 못함을 저보다 아이가 아쉬워 합니다
"아들아 오늘 너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늘 니가 보여준 투혼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이곳 굽라촉 롯지는 랑탕리옹의 설산을 바라보며 시원한 계곡을 끼고 있어 무척이나 아름답고 조용한 곳입니다
비수기때는 사람들이 거의 머물지 않으며, 롯지라곤 이곳에 한채....10분거리에 또한채 밖에 없습니다

이곳을 지키는 이들은 치왕다와(34 여), 다와셀파(33 남) 티베트계 부부입니다
이곳 롯지의 주인은 성수기에만 이곳에서 장사를 하며 지금은 카트만두에서 생활을 한답니다
이들 부부는 성수기때 주방장과 허드레일을 하며, 비수기때는 이들이 이곳을 지키며 장사를 한답니다
9살, 6살 남자 아이가 있는데 카트만두에서 기숙사가 있는 학교를 다닌다고 합니다
이들 순박한 부부의 꿈은 가능하면 아이들을 고등학교까지 공부시키고 싶어합니다
1년에 아이 한명당 공부시키는데 60,000루피 한국돈으로 960,000원 한달에 80,000원......이나라 한가구당 월평균 수입이 한국돈으로 10만원이 되지 않는 실정이니.....
하루종일 손님이라곤 우리밖에 없었습니다
산술적으로 아무리 계산을 해봐도 아이두명의 학비는 어려울듯 합니다
지금은 외국 NGO 단체의 약간의 도움이 있지만....이것도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일입니다.
NGO 단체의 현실과 후원자들의 현실을 잘아는 저로서는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그리고
제발 아이들이 고등학교 마칠때까지 후원이 이어지길 빌뿐입니다

 

 

 

이들 부부의 순박한 미소를 바라보며 제 자신을 돌아봅니다
그동안 저는 자연을 사랑하고 산을 좋아한다고....
사람들은 도시를 떠나 살아야 된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깊은 산골에서 이들과 똑 같은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면 이고단한 삶을 견디어낼 힘이 제겐 있을까?
그때 제 삶을 끌어가고, 일상의 팍팍함을 견디게 해주는 동력이 무엇이 될지,
제가 그것을 찾아낼수 있을지 조차 의심스럽습니다
아마도 어려울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준비해온 비상약과 진통제, 구충제....항생제 연고....그리고 아이가 준비한 노트와 볼펜등을 선물합니다
어쩌면 이곳에서 제일 어려운것은 사람이 아플때 일것입니다
우리네 같은 트래커에 묻어오는 각종 바이러스에 면역력이 약한 이들이 감염되면 치명적이 될수도 있습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딛고 천만이 넘는 아메리카 인디언의 학살이 있었습니다
그 사망자중 총칼로 죽은 사람은 20%도 되지 않습니다
대부분 유럽인들이 가지고온 각종 바이러스와 질병으로 죽었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이문제는 여기까지.......

 

포터 슈끄르입니다. 22살 라이족 청년은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으며, 장차 코리언드림의 꿈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제가 다음에 올때는 이친구가 가이드로 승진되어 있을것입니다
트래킹 내내 아이의 건강을 걱정하며 따스함으로 아이를 돌봐준 고마운 친구입니다

 

 

포터 너루입니다. 구릉족 37살 유부남입니다
포터경력이 아주 많으며 포터를 천직으로 알고 있는 타고난 포터입니다
아마 다음에 와도 이친구는 포터를 하고 있을겁니다

 

 

오후 2시쯤
아이는 한국에서 준비해온 즉석 비빔밥과 김치로 점심을 먹습니다
그리고 따스한 햇살아래서 가이드, 포터와 훌라를 하며 기운을 회복합니다

나홀로 트래킹때는 한국에서 식사대용 먹을것은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현지 음식을 잘먹기는 커녕 거의 먹지 못합니다
그렇지만....이곳 음식 문화를 체험하고
현지인들에게 식비로 작은 돈이나마 지급하는게 저의 트래킹중 아주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고생이 따르더라도.....
이번에 가져온 몇가지는 아이가...혹시나 저처럼 고소로 먹지를 못할까봐 해서인데...
글세요...잘한짓인지....못한짓인지 자식이 앞에서는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오후 5시
아이는 또다시 구토증세와 복통, 두통을 호소합니다
잘놀던 넘이 밤이되어 기온이 떨어지자 기운을 잃고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잠이 듭니다
저 또한 약간의 헛배부름과 고소 초기증세가 나타납니다
저의 유전자를 닮은 녀석이라면 틀림없이 오늘밤 고소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할겁니다
이뇨제 다이야막스와 폐혈류량을 늘여주는 비아그라를 나누어 먹고
내일 아침 기운을 회복하길 빌어봅니다

 

 

Posted by 반야/임대영
히말라야2014. 1. 15. 18:17

 

 

 

 

2010. 12. 11  둔체 ~ 사브로벤시 ~ 라마호텔

한국시간으로 20시간의 긴여행의 피로로 인해 몸은 무척이나 무겁지만 쉼없는 경쟁사회를 헤쳐나온 역전의 용사는 새벽3시에 잠에서 깨어납니다
한국시간으로 6시 15분......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는 시간입니다.
아이의 잠자리를 챙기고 이곳에서도 저의 생체리듬은 어쩔수 없다는생각으로 다시 눈을 감습니다

저의 체질을 닮았으면 고소로 고생할 것인데.....
아침 6시 토스트로 아침을 먹습니다
평소 입이 짧은 아이지만 군말없이 잘먹어줍니다

이곳 둔체(해발 2030m)에서 사브로벤시(1460m)까지는 내리막길입니다
중간 중간 한창 도로 보수공사중입니다
변변한 일자리가 없는 이들에게는 생업에 도움이 되겠지만 특별한 장비도 없이 사람의 힘으로 하는게 많이 위험해 보입니다
특히......우리 아이 또래의 아이들이 학교대신 힘들고 위험한 일을 하고 있음에 마음이 아픕니다

비교적 이른 시각이라 길은 막히지 않지만 비포장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마지막 사브로벤시 내리막길을 보는 순간 입이 딱벌어집니다
저곳으로 차가 내려가야 하다니......

 

 

카트만두에서 이곳 사브로벤시 까지 버스로는 10시간이상 걸리지만 저희는 둔체까지 6시간, 둔체에서 사브로벤시까지 1시간 10분이 걸렸습니다
미리 카트만두에서 팀스카드(입산허가서)를 받아서 국립공원관리소에 신고만하고 천혜의 원시림으로 뒤덮힌 랑탕으로 향합니다

 

 

 

 

산이라고는 지리산 천왕봉 한번 오르지 않고 최근 집뒤의 승학산(496m), 백양산(642m)을 오른게 전부인 아이가 잘해낼지 걱정입니다
주사의는 던져졌고 다소 무모한 산행은 시작되었습니다

성수기때도 비교적 한적한 트래킹을 즐길수 있는 이곳 랑탕은 비수기인 지금은 트래커가 거의 없습니다
조용한 계곡은 원시림과 빙하가 녹아 내리 계곡의 물소리로 지축이 흔들리는듯 합니다

 

 

 


예상은 되었지만 아이는 출발 10분만에 힘들어 합니다
"비쓰따리 비쓰따리"
네팔어로 천천히 천천히 입니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천천히 천천히 걷는게 고소를 피할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지만,
전 그보다는 쉼없는 경쟁속에 멈출줄 모르고 달려기를 강요당하며 살아왔으면서 이곳 히말라야에서 까지 달리기를 한다는게 이해 할수 없는 일입니다
"아들아.....너의 속도대로....니가 가고싶은데로 가자구나"
언제나 출발하여 몸에 땀이 배어날때까지가 제일 힘이듭니다
30분쯤 지나자 조금씩 걷는게 나아지는지 이렇게 천천히 가면 오늘 갈곳인 라마호텔까지 도착하지 못할까 걱정합니다
아이는 힘들어 하지만 오전길은 비교적 잘 걸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비싼가격에 팔리는 석청이 절벽에 매달려 있습니다)

카트만두에서 대학원에 다니는 가이드 뻐덤은
절벽에 매달린 석청을 가르키며 한국에서 얼마쯤에 팔리느냐고 묻습니다
대략 1리터에 최저 사오십만원.....백만원까지도 팔린다고 하니 놀라자빠질려고 합니다
상상이 안가는 가격인가 봅니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서 가격은 정해지며
여기서도 비지니스는 상품의 가격을 정하는데 아주 중요하다는 설명을 끝도 없이 해도 아리까리 한가 봅니다

 


오후가 되자 아이는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 합니다
랑탕길은 오르막과 평지를 반복하면서 원시림 계곡을 따라 지속적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오후 4시쯤 라마호텔에 도착해야할 시간이지만 아이는 너무나 힘들어 합니다
태어나서 이렇게 먼길을 한번도 걸어보지 않은 아이입니다
무정하고 무식한 아비의 꼬임에 빠진 아이는 히말라야 윈시의 계곡에서 죽을 힘을 다합니다

 

 

 

 

위태위태해 보이지만 퍼질러 주저 않지는 않습니다
원망도 포기도 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체력적으로 많이 부치지만 이럴때 이비는 아무것도 도와주지 않습니다
그저 묵묵히 바라볼뿐입니다
그렇게 반쯤 기다시피 어둑어둑해져 라마호텔에 도착합니다
"라마호텔"은 트래커의 숙식을 제공할수 있는 마을지명입니다

롯지 휴게실은 장작난로로 따뜻하며 먼저온 트래커들은 아이에게 자리를 양보합니다
이곳까지 온다고 얼마나 많은 힘을 쏟아 부었는지 아이는 앉자마자 꼬빡꼬빡 졸고있습니다

1시간쯤 휴식후 야크치즈로 만든 피자로 저녁을 먹습니다
이게 아이가 먹은 마지막 식사가 되리라고 상상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이곳 라마호텔은 고도 2600m 이니 벌써 고소가 왔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였습니다

다시 한시간이 지나 아이는 배가 아프다고 합니다
낮선 음식으로 배탈이난 것으로 보이지만 혹시나 벌써 고소가 올리가 있나 하고 그냥 무시합니다
한국에서 홀로 안나푸르나 라운딩을 하고 다시 이곳 랑탕을 트래킹하시는 분의 배려로 까스활명수 하나를 얻어 먹이고 따뜻한물을 수통에 받아 침낭속에 넣어 일찍 재웁니다

아이는 난생 처음 가장 많이 걸을 하루입니다

 

 

 

Posted by 반야/임대영
히말라야2014. 1. 15. 18:06

 

 

2010. 12. 10  부산~인천~카트만두~둔체


아들넘과 출발 몇일전부터 목감기 증상이 있어 병원에서 주사 맞고 약도 먹었습니다
가득이나 고소로 고생할것인데 감기 증상까지 있으면  많이 힘이 들것입니다
직장 후배들은 걱정스러운지
"선생님 그몸으로 괜찮으시겠습니까?"
이것 또한 제가 히말라야에 지고 가야 할 카르마 인듯 합니다.

아내는 한국음식이 그리울것이라면서 맛있는것을 잔뜩 준비해 먹입니다
매번 심한 고소로 체중이 줄어 돌아오는 남편을 위한것인지....저의 체질을 닮은 아들넘을 위한것인지 묻지 않아도 알수있는 일이지만 맛있게 그리고 너무 많이 먹었나 봅니다.
새벽녘 과식때문인지 아니면 지난번 고소의 공포가 되살아나서인지 토사광란에 시달립니다
아들넘도 저와 비슷한 증상입니다
약 몇알씩 먹고 잠을 청하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먼길을 가야 하는데.....

김해 인천간 7시 비행기입니다
김해에서 짐을 카트만두까지 부치기에 9시 30분 인천에서 카트만두행은 편리합니다
지난번 5키로그램 오버차지를 물었던 기억이 있어 짐무게에 어지간히 신경을 쓴듯합니다
카고빽 2개 49킬로그램
1인당 20킬로그램 이지만 25킬로그램까지 통상적으로 봐줍니다

짐수속을 마치고 간단히 토스트와 과일쥬스로 배를 채웁니다
저도 아들넘도 언제 배탈로 고생했나 싶을 정도로 잘먹습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아들넘과 사서 고생길을 떠난다지만 몸이 아프면 생각과 사고의 눈이 멀게 되니까요

인천공항 국제선 수속을 마치고 면세점에서 아들넘 손목시계 하나를 사줍니다
나와는 성격이 많이 다릅니다
조금만 화려해도 질색을 합니다
중학교에서 사용할 시계입니다
아들넘이 시간관리에 철저해지길 바라는 아비의 마음을 알수가 있을까요?

9시 5분 탑승은 시작되고 9시 40분 이륙장으로 비행기는 이동후 다시 되돌아 옵니다
비행기 점검이 필요하다면서.....다시 1시간후 이륙을 합니다
다소 불안감은 있지만 제가 걱정한다고 달라질게 없는데...언젠가 출발하겠지요

대한민국과 네팔의 시간차는 3시간 15분입니다
인천에서 카트만두까지는 7시간 20분정도 소요되며,
돌아올때는 5시간 30분입니다
맞바람때문이라는데 전 잘모르겠습니다

아들넘은 어린이 기내식사에 불만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미래의 고객을 위한 대한항공측의 배려로 어른들 기내식보다 휠씬더 신경을 쓴듯한데....
아이는 어른들의 비빔밥이 맛있어 보이나 봅니다
암튼 11년 11개월로 어른에 비해 75%의 비행기 비용을 지불하여 삼십만원 이상 절약하였으며,
한달후 만 12세가 되어 100% 요금이 되기전에 서둘러 떠난것입니다.

아들넘은 닌텐도게임에 몰두하고
전 "새클턴의 위대한 항해"를 읽으면서 지루한 시간을 보냅니다
남극횡단탐험중 실종되어 전원 생존귀환하는 어니스트 새클턴 일행의 이야기 입니다

 

 

 

비행기가 히말라야 산맥의 파노라마를 오른쪽으로 끼고 돌자 아이는 지루함을 잊고 탄성을 지릅니다
어찌 그렇지 않겠습니까
말로만 듣든 세계최고봉 에베레스트가 눈앞인데.......

인천에서 카트만두 행은 필히 오른쪽 창가에 좌석을 배정 받아야 히말라야 설산의 파노라마를 제대로 감상할수가 있습니다

카트만두 공항이 복잡하여 두세바뀌 하늘에서 선회하여 준 덕택에 마운틴플라이를 하게되었습니다
마운틴플라이는 설산가까이 경비행기로 1시간 정도 하늘에서 히말라야 설산을 구경하는 관광코스인데 100달러 정도의 비용이듭니다

예상시간보다 늦은 출발로 1시간 정도 늦은 도착,
느린 수속, 짐찾는데도 오랜시간이 걸립니다
여기는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입니다

 

 

카트만두에서 오늘 목적지 둔체까지는 버스로 10시간 걸리는데 밤중에는 버스가 다니지 않습니다
지프니 대절을하여 6시간정도 가야 합니다
1/3은 포장도로이며 나머지 구간은 비포장도로입니다
말이 포장도로이지 우리네 도로 생각하면 상상이 되지않는 오프로드길입니다
이러한 도로에 차를 타고 달려본 경험이 없는 아이는 신기해합니다
눈에 보이는 풍경하나 하나가 신기한듯 피로함을 잊고 이리저리 눈을 돌립니다

 

 

 

네팔의 도로에서는 우리네 상식으로는 이해할수가 없는 일들의 연속입니다
달리던 버스가 기름이 떨어져 길 한복판을 가로 막아 교통체증을 유발하고,
동네 결혼식 행사를 한다고 길을 막기도 합니다
워낙 절벽능선 중간을 아슬아슬하게 달리다 보니 서로 교행이 않되어 밀고 당기기를 반복합니다
도로 보수 공사를 한다고 길을 막는 일은 다반사이며 무엇보다 길은 낙석과 폴다운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우리네 상식으로는 목숨을 담보해야 하겠지만
네팔 현지인들의 눈에는 이러한 도로가 있는것 자체가 행복일것입니다.

얼마전까지 내전의 아픔을 격으면서 지금의 과도기 정부가 들어서 정치적인 안정을 갖추지 못한탓인지 밤이되자 도로 곳곳에서 차량 검문을 합니다
대략 10번 정도 하는데 비교적 외국인에게는 관대하지만 우리네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고압적입니다

날이 어두워지고 아이는 피곤에 지쳐 덜커덩 덜커덩 춤을 추는 차안에서 잠을 잡니다
새벽같이 학교, 학원, 숙제, 공부.....밤늦게까지 쉼없이 달려야만 하는 아이에게 좋은 경험이 되길 빌어보며 이러한 힘든 상황에서도 투정없이 견디어주는 아이가 대견합니다
눈물나도록 사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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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반야/임대영
히말라야2014. 1. 15. 18:02

 

 

<프롤로그>

21세기의 시작을 알리는 축포를 쏘아 올린지 벌써 10년이 지났습니다
디지털로 무장한 정보화 사회는 SF 영화의 미래 장면을 점점 현실화 시키고 있으며,
그 속도는 우리가 따라 잡기 힘들 정도입니다.
조금만 뒤쳐지면 낙오자가 되고 그 간격이 벌어져 우리를 숨막히게 하지만,
신들의 거처 태고의 자연을 간직한 히말라야가 주는 대자연의 감동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푸른 하늘을 이고 있는 8천 고봉과 그아래 민초들의 때묻지 않는 삶이 숨막히게 쫓기며 살아가는 문명세계의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으니.....그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이고 그 원천은 무었인지 히말라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온 정신을 집중해 보지만 범인은 알수가 없습니다

 

 

나 : 아들아 중학교 가기전에 아빠와 히말라야에 한번 다녀오자.

0.1초만에.....

아들 : 아빠 혼자 가세요

나 : 아빠는 아들과 손잡고 그곳에 한번 다녀오는게 소원이다

아들 : 아빠는 소원이라고 하면서 아들을 죽일려고 하세요

나 : 그곳에도 사람사는 곳이며, 3번이나 아빠는 무사히 다녀오지 않았니.....

아들넘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협상을 하려고 잔머리를 굴립니다

아들 : 그럼 노트북 사주나요?

나 : 그런 협상은 할수 없다....그렇지만 너의 행동에 따라 그보가 더한것도 해줄수 있다

이넘이 아무리 노트북에 가지고 싶지만 저라고 어찌 히말라야....세계 최고봉이 있는 그곳이 가보고 싶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저의 4번째 히말라야 행은 시작되었습니다

 

 

티베트어로 순례자라는 말이 "크나스코르" 즉 "여러곳을 둘러본다"는 뜻입니다

이번에는 랑탕지역을 둘러보겠지만 그곳에는 만년설을 이고 있는 고봉과 깍아지르는 사면위로 거미줄 같은 민초들의 삶의 길을 걷게 될것입니다

저에게는 반백의 삶을 뒤돌아 보는 길이겠지만,
숨막히도록 빠르게 변하는 세상속을 쉼없는 경쟁으로 살아가야 할 아들넘에게 대자연의 겸허함과 고단한 삶속에서도 미소를 잃지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랑을 배우게 되길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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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반야/임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