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2014. 1. 15. 17:47

 

(시스톤 사진자료출처 : 네팔에서 http://www.nepal.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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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를 다니면서 이 돌 한 번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목걸이를 만들어 매일 목에 걸고 다니며 한 시도 떼어내지 않는 엄홍길 대장 같은 사람도 있을 정도다. 최초로 8천미터급 봉우리를 모두 등정한 메스너의 목에도 어김없이 걸려있다.

 나라고 뾰족할까, 하나 가지고 있다. 자연산이 아니라 유리로 만든 가짜지만. 

 이 돌은 지(GZI)라고 부른다. 뒤에 돌이라는 영어명칭을 더해 통상 지 스톤, 지 스톤, 이렇게 부르고 있다. 고대로부터 존재하던 것은 모두 산스크리트 어로 명칭이 있기 마련인바 산스크리트어로는 메차카(Mechaka)라고 부른다.

 가령 강 링포체[카일라스] 아랫마을인 다르첸에서 이 돌을 많이 파는데 대부분이 가짜지만 흥정하는 모습을 가만히 보면 재미있다.

 티베트 사람들은 계속 지, 지, 지, 거리고 인도에서 온 힌두들은 만지면서 메차카, 메차카, 메차카, 이런다.

 메차카가 지라는 사실을 알면 금방 대화가 해결이 될 텐데 티베트 여인들은 메차카라는 단어를 잘 몰라, 비싸다는 뜻으로 잘못 알아듣고, 낫 익스펜시브![안 비싸다] 이런 말을 자꾸 한다.
영악한 장사꾼이라면 금방 알아차릴 테지만.

 지 스톤은 왜 이렇게 인기가 높을까. 질병을 막아주고, 불행이 다가오는 일을 예방하며, 고산에서 심장이 멈추는 일 역시 막아준단다. 으슥한 곳에 자리 잡은 산의 악령으로부터 보호해준다는 이야기까지 있다.

 험한 지역을 다니는 히말라야 현지인들에게는 일종의 부적과 같은 역할을 하며, 더불어 이 돌을 목에 걸고 있음으로 용기를 내어 어려운 곳을 돌파할 수 있다.

 지 스톤은 남자 지와 여자 지가 있어 남자 지는 뚱뚱하고, 여자 지는 가늘고 길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우람한 남성적 에너지로 외부의 악한 기운을 막아주거나, 여성적 에너지로 어머니 같은 보호능력으로 막아주거나, 역할은 같다.

 문제는 어떤 것이 명품이냐, 하는 점.

 지 스톤을 들여다보면 동그랗게 보이는 문양이 있다. 이것을 티베트 말로 미그(mig) 즉 눈[眼]으로 보는데 9개가 있는 지 스톤을 최고로 친다. 즉 9개의 눈으로 악령을 가차 없이 꺾는다. 여행을 다니다가 누군가 9개 눈을 가진 지를 사라고 내밀면, 그것이 진품일 경우, 엄청난 행운이다.

 눈 딱 감고 사라!

 티베트 전설을 따르자면 [마흔의 아침의 생일 밥상을 받고 돌아가실 양반이 여든의 생일에 떠나가시네, 지 덕분에], 이렇게 된다.

 지 스톤은 히말라야 특히 인더스 강이 흐르는 계곡과 팅그리 강 사이에서 많이 나온다.

 네팔? 파키스탄? 인도산?

 티베트 산이 가장 단단하고 가장 악령을 잘 쫒는다.

 이것이 생겨난 이유에 대해서는 참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과학적으로 풀자면 어떤 살아있는 곤충, 혹은 고산의 지렁이 같은 생명체에 의한다고 보는 학설이 있어, 그것이 화석화 되면서 만들어 졌다는 것.

 그런데 히말라야에서 사는 사람들이 본래 이런 이야기를 좋아하겠는가.

 더 좋아하는 이야기들이 있다.

 1. 하늘을 관장하는 신들이 있는데 이들이 가끔 사람처럼 다치기도 한다. 그들의 신체 일부가 하늘에서 떨어져 지가 되었다.

 2. 천상에 무병장수의 과일이 열리는 나무가 있는데 그것이 하늘나라에 떨어지지 않고 지상으로 떨어지면서 파열되며 지가 되었다.

 3. 티베트의 전설의 왕 게사르가 타지크 왕국을 징벌하고 돌아오다가 그곳에서 빼앗아 온 보물을 땅에 흘렸는데 그것이 지다.

 4. 가루다가 보물을 입에 물고 가다가 땅에 떨어트렸다.

 등등. 모두 신화와 유관하고 그 신화 주인공은 하늘의 신, 게사르, 천상의 과일, 가루다 등등으로 모두 악령을 쉽게 제압하는 능력이 있는 존재들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지 스톤은 이런 모든 사실을 모를 때, 네팔에서 가짜를 샀다. 눈도 앞에 하나, 뒤에 하나 단 2개다.

 그러나 버릴 생각은 없다. 이상스러운 것은 눈이 2개인데도 제법 위력이 있어 가끔 찾으면  없다, 그러나 다시 보면 다른 가방에 있다!

 내 기억력이라 믿고 싶지 않고 지의 신통력으로 보고 싶다. 지는 곧 죽어도 지니까.



(임현담님 홈페이지 www.himal.pe.kr 에서 퍼온글입니다. 내용이 너무 유익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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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두번에 걸쳐 만져보기만 했던 시스톤을 이번 칼라파트라 트래킹 떠나기전 카트만두에서 구입하여 제목에 걸린후 지금까지 저의 신체일부가 되었습니다
풀어놓지 않고 늘 메고 다니기에 넥타이를 메고 샤워를 할때는 좀 불편도 하지만
이제 그 기운이 조금씩 느껴지기도 합니다

유리로된 가짜는 아니고 그렇다고 눈이 9개 되는 최고품도 아닌 눈이 3개인 넘입니다
카트만두의 지인은 트래킹 기간중 저를 지켜준것이 이 시스톤이라고 하더군요
믿거나 말거나
암튼, 오래도록 이넘과 같이 하고 싶군요
이렇게 사람은 약한 존재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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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반야/임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