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2013. 12. 9. 22:26

산을 오르면
세속적인 것들로 부터 자유로워져야
자연의 일부로 돌아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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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의 밤은 혹독하다
피해간다고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추위는 육신과 정신을 마구 흔들어 놓는다.
모든게 얼어붙어 버리는 혹독한 추위
영하 -25도
난 다음날 아침 태양이 떠오를 때까지 태아처럼 움크려서
해뜨는 동쪽을 향해 누워 아침햇살을 기다리는 나팔꽃처럼 감각을 모두 웅크린다
그 고통과 싸우지 않고 그대로 바라보고 전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내가 바로 고통이 되어 함께 가는 방법을 찾는 시간이다

받아들이면 편안하고 거부하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
고통을 쫓으려면 고통 안으로 들어가고
괴로움을 잊으려면 괴로움으로 들어가니
그 무엇을 제거하려면 그것을 도구로 이용한다
추위와 싸우지 말고 근원인 추위로 간다면
추위가 나이고 내가 추위이니 다툴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다

비록 오늘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이 혹독한 환경에서 다 잃었다해도
나는 이 고통스런 시간들을 이젠 즐길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나는 다시 이곳으로 돌아 올것이기에.....

- 어느 추운 겨울밤 새벽을 기다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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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진가의 취미는,
끝없는 인내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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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쉼없이 텐트를 두드리던 빗소리도,
온대지를 집어 삼킬듯한 천둥번개도.....
이젠 멈추었다
적막한 산정의 아침을 알리는 새소리가 정겹다
텐트 밖의 세상은 어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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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철한 자신의 결단도 없이 남의 흉내나 내는 어리석은 사진가가 되지 말자...
나 자신의 길은 나답게 살 것이지,
그 누구의 복제품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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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니
구멍 난 곳이 많더이다

빗장 질러 가둬놓은 젊은 단속도
어느 틈엔가 느슨하게 풀어지더이다

"사랑한다"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그대 사모하는 맘 비워짐 없더이다

애꿏은 일상의 닳아버린 모서리에도
스무 살 적 꼭 같은 햇볕이 비추더이다

그리하여 나이 드는 모습, 앓는 소리가
얼기설기 마흔 바구니에 노래로 담기더이다.

- 최승은 산문집 "어느 외로운 행성의 고백"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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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
하나가 필요할 때는 하나만 가져야지, 둘을 갖게 되면 그 소중함 마져 잃는다.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져 있는가에 있다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늙음이 아니라 녹스는 삶이며,
인간의 목표는 풍부하게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풍성하게 존재하는 것이어야 한다
-  법정스님 잠언집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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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반야/임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