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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신이시여~~!
이런 장관을 보여 주실려고 10여년을 넘게 시험하셨나이까......
불편한 잠자리를 털고 중봉 정상에 선 나의 입가에서 터져나온 첫마디 비명이었다
밤새 진달래 나무에 얼어붙은 상고대.....
천왕봉 사이로 넘어가는 운해.....
파아란 하늘.....
아침 노을에 붉게 물든 빨간 설경.....
과히 완벽한 사진적인 장관이다.
숨소리 조차 죽여가며
오늘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이런 장관을 볼수가 없으리라....
그래 최대한 천천히....신중을 기하면서 촬영하자....
미련도 후회도 없이....
그렇게 한도 끝도 없이 하늘이 주신 기회를 카메라에 담았다
한바탕 촬영이 끝나니
지리는 언제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나 싶을 정도로 평온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나의 가슴속 그 흥분된 시간들은 기억속에 이미 "오래된 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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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야 할 산은 넘어야한다
넘어서야 내가 보이고 올라서야 세상이 보이니,
첫 햇살을 맞으며 나에게 물어보라
산보다 높은 뜻을 세웠는가?
산보다 넓은 픔을 품었는가?
깨우침의 새아침
끝내 넘어야 할 산은 내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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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중턱 사람 발자국 난 데를 계속 다니면 길이 만들어지고,
얼마 동안 다니지 않으면 곧 거기에 띠풀이 우거져 막혀버리게 된다.
산을 바라보는 마음이나 사진의 감각도 이와 다른 것이 없다
마음을 닫고 발길을 끊어버린다면,
띠풀만 무성하여 나의 시야를 가릴 터이다.
띠풀.....
내 마음에....
나의 감각에 띠풀이 무성하게 자라는 날이 오지 않기를 오늘도 간절히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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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흘린 땀 방울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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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한송이 한송이 마다,
지난 추억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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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나에게 말하였다
"지리산으로 오라고"
바람이 또 다시 나에게 말하였다
"왜 지리산에 왔느냐고"
내가 바람에게 말하였다
"그냥....그리움에 사무쳐서 가겠다고"
"다시는....가능하면...오지 않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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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은 나를 보고 말 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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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가끔....
이렇게 멀리서 지리를 바라보는 것을 좋아 한다
그것은
지리속에 두고온 내 영혼을 뒤돌아 보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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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어슬렁 거린지도 20년 세월이 흘렀다
이곳에 봄이면 꽃이 핀다는 것은
오늘 처음 알았다
그동안 무었을 보고 다녔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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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 여기 저기에 흩어져 있는 필름 원고들,
시간이 흘러 누군가에게 보여질 때도
같은 느낌과 의미를 지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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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 너머 저편에서 바람이 내게로 분다
하얀 솜털 같은 운해를 타고
지리향 가득히 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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