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의 여신 안나푸르나 트래킹 6
트래킹 코스 : Himalaya Logy(2,900m) ~ Doban(2,600m) ~ Bamboo(2,350m) ~Sinuwa(2,300m. 중식) ~ Chomrong(2,050m) ~ Jhinu danda(1박)
히말라야의 나라 네팔땅에 와서 5일 만에 단잠을 잤다
푹잠을 잔 탓 일까?
아침에 입맛이 돌아와 식사시간에 공기밥 한그릇을 뚝딱하고나니 다시 "뭐던"이 나만 누룽지를 준다
이런 사정을 알지 못하는 바우는
"앗싸~~누룽지 까지 주네...나 먹어야쥐~~!" 하면서 얼른 가져 간다
결국 몇사람이 나눠 먹었다
식사후 어제 고소와 배탈로 고생을 했기 때문일까....갑자기 많은 양의 음식이 들어가니 10분후 토하고 만다
이런 몸 상태로는 오늘도 힘든 산행이 예상된다
여행이나 산행을 하다보면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Himalaya Logy를 출발전에 어제 다녀온 높은 봉우리들을 처다보니 눈이 내리는것 같다
눈이 내려 운치는 있을지 모르지만 봉우리들은 구름속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나같이 사진찍는 사람들은 할 일이 없이 질것이다
만약 일정상 오늘 올라갔다면 사진 한장도 얻지 못하고 가슴만 쓸어내릴것을 생각하니 이 안나푸르나 산신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07:30
Himalaya Logy 출발
구름낀 날씨에 사진찍는다고 힘뺄것 없고,
선선한게 기온과 평탄한 내리막길 걷기에는 아주 편하게 빠르게 걸을수 있다
언제 내가 고소로 고생했나 싶을 정도로.....
도반까지 빠르게 내려 가니 아침을 먹지 않은 막내가이드 "버그드"는 힘들어 한다(네팔사람들은 아침 일찍 먹지 않고 10시쯤 먹고 저녁을 먹어니 하루 두끼를 먹는다)
한끼의 식사에 해당하는 고열량을 내는 스포츠 바(초크렛 같은것)를 주고 버그드를 앞질러 빠르게 하산하니 Himalaya Logy에서 Doban까지 50분만에 내려왔다
08:10
Doban에서 잠시 휴식후
Doban에서 Bamboo까지도 평탄한 내리막길이다
올라갈때 고소로 인하여 죽을 힘을 다해 올랐던 길을 콧노래를 부르며 올라갈때 미쳐 보지 못했던 자연경관에 눈길이 간다
09:10
Bamboo이다
사진 촬영하기에는 날씨가 좋지 않고 올라갈때 충분히 촬영해 두었기에 내려 갈때는 이 히말라야 풍경을 가슴으로 담는다
Sinuwa까지의 길은 모디계곡을 끼고 정글속을 걸어가는 듯하다
일행들과 약간의 간격을 두고 길을 걸어가니 정글속 온갖 새소리가 정겹기만 하다
숲속에서 움직이는 물체가 나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히말라얀 원숭이다
한가족이 모여서 나를 보고 놀랬는지 재빠르게 곡예하듯 나무를 타고 달아나는 바람에 사진을 촬영하지 못하였다.
정글속에서 히말라얀 원숭이를 만날수 있다니...이 땅이 나에게 주는 보너스 인듯 하다
Sinuwa
11:00
Sinuwa이다
후미보다 1시간 20분정도 일찍 도착한 것이다
흐린 날씨에 바람까지 부니 약간 쌀쌀함을 느낀다
맏겨둔 렌즈를 찾고 점심을 기다리는 동안 히말라야 석청을 맛보고 구입하는 사람들이 있다
1리터에 1,000루피를 깍으니 800루피라고 한다
어쩐지 진짜일까?.....하고 생각하는 나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본다
목숨을 걸고 채취한 석청을 두고서.....
이 순박한 사람들 조차 믿지 못하는 나의 순수성에 깊은 반성을 해 본다
12:45
점심으로 짜장밥을 먹는데 우리가 다녀왔던 설산의 봉우리는 보이지 않고 눈이 내리고 있는듯 하다
하늘이 도왔는지 지금까지 100%의 사진은 촬영하지 못하였지만 목표한 80%의 촬영을 허락해준 하늘에 감사드리며 쌀쌀한 날씨 탓에 점심을 먹고 곧바로 출발한다
아스바둘르 형제들
Sinuwa에서 능선길로 가다가 올라갈때 만났던 "아스바둘르"를 다시 만났다
녀석은 안면이 있다고 인사를 한다
올라갈때 만나지 못했던 동생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주고 나니.....
한국에서 가져온 볼펜 20자루는 다 떨어지고 한자루 밖에 없어 그중 제일 큰녀석에게만 주고 돌아서니 마음이 아프다.
Chomrong
내리막길을 한참 내려서 계곡을 건너면 마의 계단길 Chomrong 오르막이다
끝없이 소똥과 함께 이어지는 계단길.....
몇계단인지 200계단쯤 세어보다가 금새 포기하고 만다
몇일전 지나갈때는 얼마나 힘들지 모르고 그저 올라갔지만,
다시 통과 한다고 생각하니 겁나고...겁나는 만큼 힘이든다
Chomrong은 학교도 있고 비교적 큰 마을이다
큰마을인 만큼 지금까지 왔던길중 제일 소똥이 많이 널려 있다
이 소똥을 밟지 않으려고 고개를 숙이고 땅을 쳐다보고 걷는 모습이 꼭 삼보일배를 하는듯 하다
기듯이 헉헉거리며 오르고 또 오르고...
15:00
Chomrong의 로지에 도착하니 먼저 도착한 바우는 티벳난민이 수작업으로 만든 열쇠고리며 빵모자를 사고 있다
나도 하나 살까 생각을 하였지만,
이내 포기하고 만다....?
이나라에 와서 우리와 다른 느낌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작은 송아지만한 검은 개가 바보개라고 생각이 들만큼 순하고 비만이며 행동도 느릿 느릿하다
스틱으로 툭건드려도 눈만 껌뻑일뿐...뛰어 다니는걸 보지 못했다
생김새도 똑 같고 마음과 마음이 너무 멀고....외부에서 다른 종의 개가 들어온것도 아니고....나의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근친교배로 열성인자를 가진 넘들이 태어난듯 하다
암튼,
이넘의 개들이 집을 지키는것도 아니고, 염소나 소몰이를 하는것도 아니고 사냥을 하는것도 아니고....개를 먹지 않는 이나라 사람들이 식용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개를 사육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하루에 두끼 조차 먹기 힘들고, 단백질 부족에 시달리는 이나라 백성들이 개고기를 먹어면 많은 영양개선이 될것인데......
가이드나 포터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면서 야만인으로 바라본다
뭐...내가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Jhinu danda
Chomrong고개 마루에서 바라본 Jhinu danda는 까마득히 아래에 보인다
올라올때만 힘들었던 것이 아니라 지친 트래커들에게는 끝없이 이어지난 돌계단길도 무릅에 상당히 부담이 된다
평소 무릅이 좋지 않아 수술까지 한 바우는 괜찮은지....
장시간 걸으면 통증을 동반하는 나의 왼쪽 발목은 그냥 저냥...견딜만하다
거의 다내려와 Jhinu danda로지 바로 위의 작은 오두막에서 젊은 아낙이 빨래를 하고 있기에 "너마스테" 하고 인사를 하니 3살쯤 되어 보이느 아니가 달려와 나의 수틱을 붙잡고 놓아 주질 않는다
사랑이 그리운 아이인듯 하다
몇마디 나누어 보니 남편은 말레시아에 돈벌러 갔다고 한다
지금 이나라 실정이 공부를 해도 취직할수 있는 산업기반이 없고, 오랜 내전으로 정치적으로 불안하여 외국으로 취업을 나가야 하는데...그것도 쉽지는 않다
16:00
Jhinu danda이다
먼저 도착한 이들은 15분 거리에 있는 노천 온천에 목욕을 하러 갔다
내리막보다 다시 올라올것을 생각하니 그냥 세수만하고 만다
바우가 야크치즈로 만든 피자와 맥주를 시켜서 전망좋은 옥상에서 맥주 한잔을 하고 있으니 온천을 다녀온 이들의 자랑이 시작된다
노천온천욕도 문화 체험인데....
저녁식사로 염소 두마리를 잡아 다양하게 요리되어 나온다
불고기, 수육등 한국에서 맛보기 힘든 요리지만 입맛이 땡기지 않는다
장시간 산행의 마무리를 앞둔 시점에서 한국에서 공수해와 포터가 여기까지 지고 올라온 소주 한박스도 같이 나오니 모두들 산행 뒷풀이를 하는 분위기다
가이드 및 포터 팁으로 1인당 80달러를 이미 지불했느데 여기서 다시 좀더 거두어 주자고들 한다
개인적으로는 동의 하는 일이지만,
이 일이 꼭 옳은 일인지 한번더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인듯 하다
좀더 여유 있는 우리가 죽을 힘을 다해 도와준 이 아이들을 위하여 좀더 주는것은 당연해 보이지만,
차라리 처음부터 공식적인 팁을 올려 주는게 낫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평소 가이드 산행이나 산악회 산행에 익숙하지 못하고 낮선이들과 술자리에는 더더욱 어울리지 못함에 어색한 표정으로 있다 살며시 자리를 빠져 나왔다.